'일본 피겨의 간판' 아사다 마오(20)가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여곡절 끝에 우승 목표를 달성했다.

아사다는 29일 전주 화산아이스링크에서 열린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6.74점을 받아 종합점수 183.96점으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계속됐던 부진을 털고 국제대회 감각을 회복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나서겠다는 각오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사다는 이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 됐다.

지난해 12월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204.62점을 받으며 재도약에 나선 아사다는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 이후 10개월여 만에 대형 국제대회에서 다시 180점대를 넘기며 기세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점프가 불안했다는 점에서 아사다로로서 이번 대회 결과는 마음 한구석에 걱정을 남긴 '절반의 성공'이기도 했다.

주무기인 트리플 여전히 악셀이 문제였다.

트리플 악셀은 아사다에게는 양날의 검이다.

완벽하게 성공한다면 고득점이 보장되므로 '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에 맞서 팽팽한 경쟁을 펼칠 수 있지만 실패했을 때 타격도 크다.

자칫 더블 악셀 판정이라도 나게 되면 중복이 돼 아예 0점이 돼 버릴 수도 있고, 다음 점프에까지 영향을 미쳐 전체적으로 점수가 낮아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트리플 악셀에 번번이 발목이 잡혀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아사다는 경기를 앞두고 공식 연습에서 여러 차례 트리플 악셀에 성공해 '이번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막상 27일 쇼트프로그램 경기에 나선 아사다는 처음 트리플 악셀부터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으며 불안하게 출발했고, 이어진 트리플 플립까지 1바퀴로 처리해 점수를 크게 갉아먹고 말았다.

우려했던 일이 그대로 일어난 것이다.

다행히 29일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두 번의 트리플 악셀에서 모두 감점 없는 연기를 펼쳤지만, 두 번째 점프에서는 연결 점프였던 더블 토루프를 1회전을 처리해 여전히 완벽하다고 말하긴 어려운 상태다.

아사다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좋은 연기를 펼친 뒤 프리스케이팅과 올림픽으로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었지만 결국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면서 불씨를 남긴 셈이 됐다.

어쨌든 아사다는 이번 대회로 최종 점검을 마쳤고, 이제 계속 트리플 악셀을 갈고 닦아야 하는 처지다.

쇼트프로그램에서 1번, 프리스케이팅에서 2번 모두 트리플 악셀을 제대로 뛰지 못하면 김연아와 대결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동계올림픽까지는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아사다는 "프리스케이팅에는 만족하는 만큼 올림픽까지 그 기분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전주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