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그토록 절치부심했건만 '믿는 도끼'가 또 발등을 찍었다.

'일본 피겨의 간판' 아사다 마오(20)가 올 시즌 내내 자신을 괴롭힌 '점프 다운그레이드 악몽'에서 벗어나는 데 실패했다.

아사다는 27일 전주 화산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첫날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처음 두 차례 점프에서 연달아 실수를 범한 탓에 3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예상 외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주특기로 삼은 트리플 악셀이었다.

아사다는 첫 과제였던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수 9.5점)에서 트리플 악셀이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는 바람에 5.4점을 받는 데 그쳤다.

이번 대회 연습기간 동안 가장 중점을 두고 연습했던 트리플 악셀에서 실수가 나오자 아사다는 이어진 트리플 플립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점수가 크게 깎였다.

나머지 연기에서 안정적으로 가산점을 벌어들인 것을 생각하면 3위에 그친 것은 트리플 악셀에서 실수만 하지 않았다면 시즌 최고점을 경신하며 무너진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터였다.

연기를 마친 뒤 리플레이 장면을 들여다보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던 아사다 역시 "가장 중요했던 두 개의 점프를 실수한 것인 부진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아사다의 트리플 악셀은 대회가 시작하기 전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다.

올 시즌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을 두 번의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한 차례도 성공시키지 못하는 등 점프가 전반적으로 불안해진 탓에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추락했다.

그럼에도 아사다는 이 점프를 포기하는 대신 더 갈고 닦는 길을 택했고, 지난해 12월 열린 전일본피겨선수권대회에서 총점 204.62점으로 우승하며 재도약을 시작했다.

아사다는 26일 치른 첫 공식 연습에서도 여러 차례 트리플 악셀을 시도해 깔끔하게 성공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높고 빠르게 펼쳐지던 트리플 악셀이 또 실전에서 말썽을 일으키고 말았다.

앞으로 관건은 29일 치르는 프리스케이팅이다.

아사다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차례 트리플 악셀을 뛸 계획이다.

대회를 앞두고 아사다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매우 좋은 연기를 펼친다면 이를 발판삼아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더 좋은 경기를 하고, 기세를 이어 최고의 기량으로 올림픽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아사다는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던 첫 기회를 놓친 만큼,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차례의 깔끔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켜야 처음 계획대로 올림픽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전망이다.

(전주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