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페어-아이스댄싱의 유래와 차이점

동계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피겨스케이팅이 본격적으로 세계인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 피겨스케이팅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잭슨 하인스(1840~1875년.미국)가 1860년대 중반 발레에 기반을 둔 예술적인 동작을 고안하고, 싯 스핀(앉아서 회전하는 동작)을 처음 선보이는가 하면 연기에 배경음악을 도입하면서 현대 피겨스케이팅의 초석이 마련됐다.

하인스는 1865년 스케이트 부츠에 직접 날을 고정하는 방식을 채택해 다양한 스케이트 동작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처음으로 스케이트날의 앞쪽에 톱니를 만들면서 토(toe) 점프의 시작을 알렸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1892년에 창설됐지만 그보다 1년 앞서 제1회 유럽 피겨선수권대회가 열렸고, 제1회 세계피겨선수권대회는 1896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치러졌다.

피겨스케이팅이 올림픽에 처음 등장했던 것은 1908년 제4회 런던 하계 올림픽이었지만 1924년 동계올림픽이 창설되면서 동계종목의 꽃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싱글 종목의 변천사


피겨스케이팅 싱글 종목은 말 그대로 선수 혼자서 연기를 펼치는 것으로 초창기에는 여자 선수가 출전할 수 없었던 시절도 있었다.

19세기는 워낙 보수적인 시대여서 피겨스케이팅 대회에는 남자 선수만 출전할 수 있었지만 1902년에 치러진 세계선수권대회에 영국 출신의 여성 스케이터 마지 시어스가 참가해 남자 선수들과 겨뤄 은메달을 따내는 '사건'을 일으켰다.

당시 금메달리스트가 살코우 점프의 창시자인 울리히 살코우(스웨덴)였다.

ISU는 곧바로 남자와 여자 선수가 함께 경쟁하는 것을 금지하며 1906년 여자 싱글 종목을 만들게 됐다.

이때부터 피겨스케이팅 싱글이 남녀 두 종목으로 갈리게 됐다.

초기 피겨는 컴펄서리 스케이팅과 프리스케이팅 두 종목으로 구성됐었다.

컴펄서리 스케이팅은 일정한 형태의 도형을 선수들이 스케이트날로 얼음 위에 그리면 심판들이 도형에 삐쳐나온 곳이 없는지 살펴서 점수를 매기는 것이고, 프리스케이팅은 기술의 제한 없이 자기가 가장 자신 있는 연기를 선보이는 것이었다.

12개의 도형을 그려야 하는 컴펄서리 스케이팅이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참가자도 늘면서 1948년부터 6개 도형으로 줄게 됐고, 1973년에는 3개 도형으로 줄면서 쇼트프로그램이 새롭게 추가됐다.

하지만 컴펄서리 스케이팅의 점수 비중이 높은데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재미도 없어 피겨의 인기가 급락하자 ISU는 1990년을 마지막으로 컴펄서리 스케이팅을 없애는 결단을 내렸고, 이후 현재의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만 남게 됐다.

현재 싱글 종목의 연기시간은 쇼트프로그램이 2분50초(±10초)이다.

단 프리스케이팅은 여자가 4분이고 남자는 4분30초(이상 ±10초)다.

여자 싱글은 쇼트프로그램에서 총 8개(점프 3개, 스핀 3개, 스텝 1개, 스파이럴 1개)의 과제를 연기해야 한다.

남자 싱글도 마찬가지로 스파이럴 대신 스텝이 추가돼 점프 3개-스핀 3개-스텝 2개로 구성된다.

점프에서는 트리플-트리플(3회전-3회전)이나 더블-트리플(2회전-3회전) 콤비네이션 점프를 반드시 넣어야 하고, 더블 악셀(남자는 더블 악셀 도는 트리플 악셀)도 필수 요소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제약이 따른다.

여자는 점프 요소를 7개 이상 할 수 없고 스핀 3개와 스텝 1개, 스파이럴 1개가 필수다.

반면 남자는 여자보다 점프 1가지를 더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여자보다 30초의 시간을 더 준다.

◇페어와 아이스댄싱

페어는 여자와 남자 선수가 짝을 이뤄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치는 종목으로 190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선보였다.

남녀가 똑같은 동작을 하는 게 기본이며 파트너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리프트 동작이 추가돼 아크로바틱한 연기를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또 남자 선수가 파트너의 허리를 잡거나 손을 잡고 던져서 점프 동작을 돕는 '드로우 점프'와 남자 선수의 손을 잡은 여자 선수가 얼음판과 거의 수평이 되게 누워서 회전하는 '데스 스파이럴'은 팬들에게 짜릿한 재미를 선사한다.

반면 아이스댄싱은 싱글과 페어에 보다 뒤늦은 1952년 세계선수권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1976년부터 올림픽 종목에 포함됐다.

얼음 위에서 펼쳐지는 볼룸댄스라고 이해하면 된다.

남녀가 파트너를 이루는 게 페어와 비슷하지만 파트너를 어깨 높이 이상 들어 올릴 수 없고, 연기하는 동안 남녀가 양팔 길이 이상으로 떨어져도 안되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더불어 아이스댄싱은 컴펄서리 댄스-오리지널 댄스-프리 댄스 3가지 세부 종목으로 구성됐다.

특히 규정 음악을 미리 지정해 왈츠, 탱고, 룸바 등 같은 템포의 음악으로 경쟁하는 것도 페어와 차이점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