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도 세계 각지에서는 프로골프투어 대회가 연중 펼쳐진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탓에 대회 수와 상금이 조금씩 줄긴 했으나 세계 정상을 향한 프로골퍼들의 의지나 골프팬들의 열기는 여느해 못지 않다.

세계 최고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 모이는 미국PGA와 LPGA투어가 관심의 초점이다. 그중에서도 미PGA투어가 새해 첫 대회의 문을 연다. 오는 8일(한국시간) 하와이에서 열리는 SBS챔피언십이 그 무대다.

이 대회는 시즌 개막전이라는 점 외에 한국의 SBS가 올해 처음 타이틀 스폰서로 나섰다는 것,그리고 USPGA챔피언십 우승자 양용은(38 · 테일러메이드)이 출전한다는 점에서 한국팬들에게도 큰 관심을 끈다. 지난해 우승컵을 안아본 30여명의 챔피언만 출전하기 때문에 누구 한 사람 우승후보가 아닌 선수가 없다.

미PGA투어는 이 대회를 시작으로 11월15일 칠드런스 미러클 네트워크 클래식까지 11개월여 동안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대장정을 벌인다. 대회 수는 46개이며 총 상금은 지난해와 비슷한 2억7080만달러(약 3200억원)다. 시즌 두 번째 대회인 소니오픈에는 최경주(40 · 나이키골프)도 출사표를 던져 '코리안 브러더스'의 본격 활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토너먼트는 전통대로 4월 둘째주에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치러진다. 한국은 양용은을 비롯 지난해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 우승자 안병훈,아시아 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한창원(대전체고)이 이미 출전권을 확보했다. 양용은은 3월 초 혼다클래식에 이어 8월 중순에는 지난해 '아시아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이정표를 세운 USPGA챔피언십에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서게 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시즌 초반 투어 대회 불참을 선언함으로써 양용은 최경주 위창수와 앤서니 김,케빈 나 등 한국(계) 선수들에게는 우승 기회가 더 넓어졌다고 할 수 있다.

미LPGA투어에는 신지애(22 · 미래에셋)를 필두로 한 '세리 키드'가 한국골프의 매운 맛을 보여줄 태세다. 지난해 아쉽게 '올해의 선수'를 놓친 신지애는 올해 라이벌 로레나 오초아(29 · 멕시코)를 제치고 명실공히 '골프 여제'가 된다는 각오다.

지난해 투어 27개 대회에서 10승을 합작한 한국선수들이 다소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대회 수가 올해는 24개로 줄어든 데다 그나마 장소와 상금이 미정인 채로 발표된 대회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24개 대회가 치러지는 올 미LPGA투어 총상금은 3765만달러(약 444억원)로 미PGA투어의 14% 수준이다. 시즌 개막전도 미PGA투어보다 40여일가량 늦은 2월 중순에 열린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