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21.볼턴 원더러스)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5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면서 숨 가쁘게 달려왔던 2009년 한 해를 마무리했다.

이청용은 30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볼턴 리복 스타디움에서 열린 헐시티와 2009-2010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홈 경기에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와 풀타임을 뛰었다.

이청용은 비록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활발한 움직임으로 제 몫을 해줬고, 볼턴은 두 골 차로 앞서고도 결국 2-2로 비겨 아쉬움을 남겼다.

프리미어리그 진출 4개월 만에 볼턴의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한 이청용은 경기 후 "개인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한 해였다"며 2009년을 되돌아보고 나서 "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월드컵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새해 각오도 전했다.

볼턴은 이날 경기를 위해 발행한 매치 프로그램에 6쪽이나 할애해 이청용을 집중 조명했다.

이청용에게 거는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이청용은 매치프로그램에 실린 인터뷰에서 "입단 당시 적응하는데 적어도 1년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대한 것보다 많은 출전 기회를 얻으면서 적응도 빨라진 것 같다"고 밝힌 뒤 "프리미어리그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뛰는 것은 영광이다.

하지만 그들과 뛰려고 축구를 하는 것은 아니다.

나 자신의 명예를 위해 열심히 뛰는 것이다.

한국의 어린 선수들에게도 꿈을 심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날 경기 후 가진 이청용과 일문일답.
--날씨가 꽤 추웠는데 경기에 지장은 없었나.

▲영국에 진출한 이후 가장 추웠던 것 같다.

크게 지장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경기에 영향은 있었던 것 같다.

--두 골 차로 앞서다가 무승부를 거뒀다.

상당히 아쉬운 결과인데.
▲이기고 있다가 비기거나 지는 경우가 이어져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

동점 상황이 되면 경기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

이기고 있을 때 경기 운영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이기고 있을 때 전술적으로 수비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 같은데.
▲이기는 상황에서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오늘은 4-4-2 포메이션으로 시작해서 리드를 잡자 4-5-1로 바뀌었다.

앞선 상황에 잘 맞는 전술이기는 하지만 비기는 결과가 나와서 좋지 않은 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

--눈 주위가 부었는데.
▲상대 선수와 충돌하면서 그랬던 것 같다.

괜찮다.

--팀이 강등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올해를 마치게 됐는데.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

내용을 보면 그래도 홈에서는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강팀들을 상대하며 강해지고 있는 것 같다.

두려움 같은 것은 없다.

충분히 중위권 도약이 가능하다고 본다.

--내년 1월 이적시장이 열린다.

어떤 포지션의 선수가 영입됐으면 좋겠는가.

▲선수 개개인의 능력만 보면 다들 좋은 선수다.

어느 포지션이나 다른 팀에 비해 뛰어난 선수들이다.

보강되어야 할 포지션은 딱히 없는 것 같다.

--팀이 수세에 몰리면 짧은 패스보다 긴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 같다.

▲(웃으면서) 비기고 있을 때에도 그렇고, 이기고 있어도 그러는 것 같다.

--이반 클라스니치가 교체될 때 홈 팬의 야유가 굉장했다.

선수에게는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
▲영향이 있다기보다는 팬들의 시각에서 불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 같다.

팬과 같이 경기를 하면 굉장히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번리와 경기에서도 그렇고 이번에도 프리킥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오늘 마지막 기회에서도 킥을 날려 아쉽다.

내 킥은 운이 따르기 나름인 것 같다.

더 노력해야겠다.

(웃음)
--볼턴의 매치프로그램에 소개되었는데.
▲(웃으면서)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은 좋다.

--2009년 마지막 경기였다.

유종의 미는 거두지 못했는데 내년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충분히 강등권 탈출이 가능하다고 본다.

경기 내용도 나쁘지는 않다.

올라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올 한 해를 평가한다면.
▲개인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큰 부상 없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월드컵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볼턴<영국>연합뉴스) 방상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