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9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맡고 있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해 특별사면을 발표함에 따라 동계올림픽 삼수에 나선 강원도 평창의 유치 활동이 한 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996년 IOC 위원으로 선출된 이건희 전 회장은 지난 해 7월 조세포탈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자 자발적으로 IOC 위원 자격을 중단한 상태지만 조만간 복귀 절차를 밟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전 회장의 특별사면은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지만 김진선 강원지사와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등 체육계에서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서는 반드시 이건희 IOC 위원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잇따라 복권을 요청한 것이 적지않게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이날 특별사면의 배경으로 "현재 정지 중인 (IOC) 위원 자격을 회복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줌으로써 2018년 동계올림픽의 평창 유치를 위한 좀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건희 IOC 위원은 앞서 두차례의 동계올림픽 유치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담당했었다.

평창은 두 번 모두 아쉽게 막판 역전패를 당했지만 이건희 IOC위원의 득표력이 없었다면 결선투표에도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체육계의 분석이다.

특히 세번째 유치 경쟁은 이건희 위원이 IOC 내부에서 사실상 `고군분투'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은 현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문대성 IOC 선수위원이 있지만 그는 아직 `초선' 신분이라는 점에서 이건희 위원만큼 절대적인 영향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의 장재룡 사무총장은 "이건희 회장은 IOC 내에서도 명망있고 존경받는 분이다.

가능한 많은 IOC위원들을 만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당위성을 널리 알려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건희 IOC 위원의 본격적인 국제스포츠계 복귀 무대는 내년 2월 개막하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