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때문인 줄 알았는데, 병이 이렇게 깊었을 줄은..."

남자핸드볼국가대표 골키퍼를 지냈던 남광현(31.웰컴크레디트 코로사)이 간암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충남대에 재학하던 1997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대표팀의 골문을 지킬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남광현은 병원에서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병세 악화돼 현재 집에서 약물치료에 의존하고 있어 주위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남광현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도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따는데 힘을 보탰고 실업무대에서도 두산과 웰컴코로사의 골문을 맡아 눈부신 방어를 보여줬다.

언제나 투지 넘치는 경기를 펼쳤던 남광현이었기에 이처럼 병세가 악화될 때까지 주위에서는 물론 본인도 병을 알지 못했다.

올해 4월부터 5개월간 열렸던 장기레이스 슈퍼리그에서도 출전했던 남광현이 자각 증세를 느낀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경기 도중 가슴에 공을 맞은 뒤 피로를 느꼈다는 남광현은 지난 7월 이후 좀처럼 상태가 회복되지 않아 경기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다 슈퍼리그가 끝난 뒤 소속팀 정기검진에서 간에 이상이 발견됐고 여러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지만 결국 간암 판정을 받았다.

작년 정기검진에서도 이상이 없었던 남광현은 불과 몇개월 사이 암세포가 손쓸수 없는 상태로 번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정명헌 코로사 사장은 "병원에서도 수술을 포기했다고 한다.

현재 약물치료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78㎏이었던 체중이 지금은 30㎏이나 빠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정 사장은 "광현이가 지금은 의정부 집에 있는데 조만간 시골에 가서 요양을 하려고 한다"며 "핸드볼인들을 중심으로 어떻게든 도와보려고 하고 있는데 광현이의 몸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