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적용될 '새 그루브 룰' 때문에 골프 선수와 클럽메이커들이 긴장하고 있다. 그루브(groove)란 클럽페이스에 파인 홈을 말한다. 그루브는 볼에 스핀을 주는 결정적 요소인데,세계 골프를 관장하는 영국 · 미국골프협회는 이 그루브를 대폭 제한하는 내용의 새 룰을 내년부터 발효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클럽메이커들은 새 규정에 맞는 클럽을 만드느라,선수들은 새 클럽과 볼로 교체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양용은(37 · 테일러메이드)은 "새 규정에 맞는 클럽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시즌 초반 성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대회에 불참키로 한 타이거 우즈도 새 규정에 대비,스핀이 잘 되는 더 부드러운 볼로 연습을 해왔다. 새 그루브 룰의 주요내용을 문답으로 알아본다.

-'새 그루브 룰'의 핵심은?

"페이스에 파인 홈의 크기,홈 가장자리의 날카로움을 대폭 낮춰 설계해야 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면 지금보다 볼에 스핀을 주기가 더 어려워진다. "

-기존 클럽 중 그루브 단면이 'V형'인 것은 괜찮고 'U형'인 것은 새 규정에 맞도록 제작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전통적인 'V형과 진화된 'U형'에 차별을 둔 것은 아니다. 다만 U형의 경우 그루브의 횡단 면이나 간격,가장자리의 반경이 새 규정에 적합하도록 해야 한다. "

-왜 새 그루브 룰을 도입했는가.

"스핀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특히 세계 정상급 프로들이 풀이 깊은 러프에서도 스핀을 주어 볼을 그린에 곧바로 멈추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면 볼이 러프에 빠진 사람과 페어웨이에 있는 사람의 차이가 없어진다. '러프에서 그린까지' 골프의 도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

-언제,어느 대회부터 적용하는가.

"미국PGA 및 LPGA투어,유러피언투어,일본 및 한국 남녀 투어 등 세계 주요 프로골프투어에서 2010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선수들은 새 규정에 맞지 않는 클럽이 있는 것을 발견하면 즉각 동반자에게 알려야 한다. 또 위반 클럽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 실격이다. 순수 아마추어 골퍼들의 친선게임에는 2024년까지 적용치 않기로 했다. 이는 아마추어들은 러프에서 그린적중률이 평균 13%에 불과해 그루브와 큰 상관관계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클럽챔피언전이나 내셔널타이틀이 걸린 아마추어대회에 나가는 '로 핸디캐퍼'들은 2014년 이후 새 규정에 맞는 클럽을 사용해야 한다. "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가.

"러프에 빠지면 다음 샷의 스핀을 마음대로 줄 수 없으므로 선수들은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파5홀에서 '2온',짧은 파4홀에서 '1온'을 노리고 드라이버샷을 힘껏 휘두르는 공략법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볼이 러프에 빠지면 버디나 이글은커녕 '레귤러 온'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딱딱한 볼보다 상대적으로 스핀을 더 낼 수 있는 부드러운 볼과 로프트가 64도나 되는 'X 웨지'가 선호될 것이다. "

-새 규정에 맞는 클럽을 어떻게 구별하는가.

"로프트가 25도 이상인 아이언이나 웨지,페어웨이 우드,하이브리드가 그 대상이다. 미국골프협회의 홈페이지(www.usga.org)에 들어가거나 클럽메이커에 문의해보면 적격 클럽여부를 알 수 있다. "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