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빠진 맨유가 풀럼FC에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맨유는 20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코티지에서 열린 2009-2010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풀럼과 1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대니 머피, 보비 자모라, 대미언 더프에게 릴레이 골을 헌납하며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3점차 완패는 맨유의 올 시즌 정규리그 최다 점수차 패배. 맨유는 앞서 리버풀에 0-2, 번리.첼시.애스턴빌라에 각각 0-1로 패했다.

이로써 맨유는 시즌 12승1무5패(승점 37)를 기록, 리그 선두인 첼시(승점 40)와 간격을 좁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반면 9위였던 풀럼은 안방에서 대어를 잡고 7승5무5패(승점 26)로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맨유의 박지성은 교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출격 명령을 받지 못하고 결장했다.

정규리그에선 지난 16일 웨스트햄전에 이은 2경기 연속 결장이다.

박지성은 시즌 초반 독감과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12경기 연속 결장하다가 지난달 26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통해 복귀전을 치렀고 지난 13일 애스턴 빌라와 경기에서도 선발로 62분을 뛰었다.

맨유는 풀럼과 맞대결에 웨인 루니와 마이클 오언을 투톱으로 세우고 좌우 날개에 대런 깁슨,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배치했다.

중앙 미드필더 듀오로 안데르손, 폴 스콜스 조합을 기용하고 포백 수비라인에는 파트리스 에브라, 마이클 캐릭, 리치 드라에, 대런 플래처를 투입했다.

골키퍼 장갑은 토마스 쿠시착이 꼈다.

방출 대상에 포함된 설기현(30)이 빠진 풀럼이 홈팬들의 응원 속에 리오 퍼디낸드와 네마냐 비디치 등 주축 수비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맨유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풀럼은 전반 17분 자모라가 크로스를 가슴 트래핑으로 패스를 하자 졸탄 게라가 논스톱으로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을 날렸다.

맨유의 수문장 쿠시착이 동물적인 감각으로 몸을 날려 공을 간신히 쳐 냈다.

공세를 수위를 높여가던 풀럼이 전반 22분 머피의 선제골로 기선을 잡았다.

머피는 하프라인 부근에서 패스하려던 폴 스콜스로부터 공을 빼앗은 뒤 드리블하고 나서 오른발 중거리슈팅으로 맨유의 골망을 흔들었다.

스콜스의 실책이 자초한 뼈아픈 실점이었다.

맨유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쳤다.

풀럼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다시 한 번 맨유의 약한 수비 공간을 뚫고 두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오른쪽 크로스를 클린트 뎀시가 헤딩으로 떨어뜨렸고 자모라는 골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차 맨유의 골문을 꿰뚫었다.

퍼거슨 감독은 후반 12분 깁슨과 드라에를 빼고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파비우 다실바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그러나 풀럼은 후반 30분 더프가 동료의 패스를 받아 대포알 같은 발리슛으로 골문을 꿰뚫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