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파 제외..올림픽대표팀 구자철 등도 포함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출전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가 태극전사 23명을 확정하기 위한 옥석 가리기를 시작했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10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내년 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스페인 전지훈련에 참가할 대표 예비 명단 35명을 발표했다.

허정무 감독은 오는 25일과 26일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35명을 대상으로 체력 테스트와 자체 연습게임을 실시해 월드컵 기간 베이스캠프가 차려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루스텐버그 전지훈련에 참가할 25명 안팎을 확정한다.

대표팀은 내년 1월3일 모여 다음날 루스텐버그로 떠난다.

이번 명단에선 2009-2010시즌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박지성(맨유), 이청용(볼턴), 설기현(풀럼), 조원희(위건)와 프랑스 무대에서 뛰는 박주영(AS모나코), 독일 분데스리가의 차두리(프라이부르크) 등 유럽파들을 제외했다.

또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셀틱FC 입단이 확정된 기성용도 팀 적응을 배려해 전훈 대상에서 뺐고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의 수비수 이영표(알 힐랄)와 러시아 제니트에서 뛰는 수비수 김동진도 제외됐다.

다만 일본 J-리그에서 활약하는 공격수 이근호(이와타)와 미드필더 김남일(빗셀 고베), 수비수 이정수(교토) 등은 시즌이 끝남에 따라 예비 명단에 넣었다.

그러나 러시아 리그 이적을 추진 중인 김남일 등이 합류하지 못하면 국내파로 자리를 메운다.

국내파 중에선 올해 정규리그 득점왕에 오른 `라이언킹' 이동국(전북)이 예상대로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동국은 정규리그에서 20골로 최다 득점 타이틀을 차지했고 성남 일화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도 페널티킥 골을 넣으며 우승에 앞장서 올해 K-리그 최우수선수(MVP)가 유력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 멤버인 구자철(제주)과 이승렬(서울), 김보경(홍익대)이 발탁된 것이 주목을 받았다.

`올림픽호 3총사'는 지난 8월 이집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8강 진출에 앞장섰다.

이들은 오는 19일 창원축구센터 개장 기념으로 열릴 일본 올림픽대표팀과 친선경기를 위해 경남 남해에서 담금질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포항 스틸러스의 우승 주역들도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뒤늦게 성공시대를 연 베테랑 노병준이 이동국, 이근호 등과 함께 공격수에 이름을 올렸고 포항의 미드필더 신형민, 김재성과 수비수 최효진도 35명의 예비 명단에 들었다.

이밖에 작은 키에도 매서운 공격력을 보여줬던 김동찬(경남FC)과 일본 J-리그에서 뛰는 수비수 김근환(요코하마), 미드필더 박주호(가시마)도 예비 후보에 들었다.

또 최근 상무에 입단한 베테랑 미드필더 김정우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정우는 애초 논산훈련소에 입소할 예정이었지만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축구협회의 요청에 따라 훈련소 입소 시기를 미뤘다.

허정무 감독은 "선수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몸을 만들 시간을 주려고 예비 명단을 일찍 발표했다.테스트에선 지명도를 무시하고 체력 등 몸 상태만 보고 뽑을 것이다.또 팀에 이바지할 수 있는 헌신도 등도 선수 발탁 때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표팀은 아르헨티나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2차전이 요하네스버그(해발 1천753m)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점을 고려해 전훈 장소인 루스텐버그(해발 1천250m)에서 고지대 적응훈련을 한다.

클럽팀과 한두 차례 정도 친선경기도 계획 중이다.

루스텐버그에서 열흘 정도 담금질을 한 대표팀은 1월 15일을 전후해 스페인 말라가로 이동해 23일까지 8일 정도 훈련한다.

좋은 날씨의 말라가에서도 두세 차례 연습경기로 선수들의 떨어진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

평가전 상대로는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핀란드 등이 후보에 올라 있다.

대표팀은 1월24일 귀국하며 짧은 휴식을 거쳐 2월 6∼14일 일본에서 개최되는 동아시아연맹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축구대표팀 남아공 전훈 예비 명단(35명)
△GK(4명)= 이운재(수원), 김영광(울산), 정성룡(성남), 권순태(전북)
△DF(12명)= 조용형, 강민수(이상 제주), 김형일, 최효진(이상 포항), 오범석(울산), 곽태휘, 이규로(이상 전남), 이정수(교토) 김치우(서울), 이재성(수원), 최철순(전북), 김근환(요코하마)
△MF(13명)= 김정우(광주), 김두현(수원), 김남일(빗셀 고베), 박희도, 이승현(이상 부산) 신형민, 김재성(이상 포항), 구자철(제주) 김보경(홍익대), 백승민(전남), 김동찬(경남), 이승렬(서울), 박주호(가시마)
△FW(6명)= 이동국(전북), 이근호(이와타), 염기훈, 김신욱(이상 울산), 노병준(포항), 하태균(수원)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이영호 장재은 기자 chil8811@yna.co.krhorn90@yna.co.kr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