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체육계와 경제계를 중심으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대한 사면론이 제기된 가운데 박용성 대한체육회(KOC) 회장도 이건희 IOC위원의 사면을 촉구했다.

박용성 체육회장은 7일 제5회 동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홍콩의 한국선수단 본부인 리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선 이건희 IOC 위원이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을 돌면서 여러 IOC 위원들을 만났는데 이건희 위원의 사면 여부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더라"고 전한 박용성 회장은 "특히 IOC 고위층에서는 그동안 국제스포츠 발전에 공로가 많은 이 위원이 꼭 사면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국내 체육 관계자들이 이건희 IOC 위원의 사면을 요청한 것은 지난 달 평창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진선 강원지사와 조양호 평창유치위원장에 이어 박 회장이 세번째다.

박회장은 또 이건희 전 회장이 IOC 위원으로서 효과적인 활동을 위해선 조기 사면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2018년 동계올림픽이 2011년 7월 결정되는 가운데 공식적인 유치 활동 자리는 내년 2월 밴쿠버올림픽이 사실상 유일하다"고 설명한 박 회장은 "현재로선 시간이 없다.

이 회장이 연말쯤에는 사면돼야 밴쿠버올림픽에서 평창 유치를 위해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건희 IOC 위원은 지난 해 7월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천100억원을 선고받은 뒤 IOC집행위원회에 `자발적 직무정지' 의사를 밝히고 일체 활동을 접고 있다.

국내에서 사면 복권이 되면 곧바로 IOC 위원으로 복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IOC의 규정에 따라 제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와 교감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삼성에서 부탁받은 것도 없다"고 덧붙인 박용성 회장은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이건희 IOC 위원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