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피겨퀸'김연아 선수가 역전 우승으로 올해 전 대회를 석권하자 '김연아 마케팅'에 나섰던 기업들의 높은 주가수익률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그를 모델로 기용한 상장사들이 '김연아 주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공비행하고 있어서다.

현대자동차는 연초 4만1700원이던 주가가 지난 주말 10만4000원까지 올라 149.4%나 수직 상승했다. KB금융은 3만3133원에서 6만700원으로 83.2% 올랐다. '김연아 우유''김연아 요구르트'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효과를 톡톡히 본 매일유업 주가도 70.6% 높아졌다.

또 김 선수가 화장품과 섬유유연제 모델로 나선 LG생활건강은 70%,에어컨과 휴대폰 광고모델로 활약했던 삼성전자는 62.1% 상승했다. 모두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0.3%)을 크게 웃돈다.

'김연아 효과'는 다른 스포츠 스타와의 경쟁에서도 발군이다. 올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상금왕을 차지한 신지애 선수를 앞세워 스포츠 마케팅을 펼쳤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관계사 미래에셋증권(-13.7%)이나 박태환 선수를 후원한 SK텔레콤(-17.6%)의 주가 상승률과 뚜렷이 대비된다.

또 세계 최고의 축구 명문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공식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는 금호타이어 역시 올해 주가상승률은 7.6%에 그쳤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연아 선수가 주가 상승의 단일 요인은 아니지만 업계 선두 기업이나 현금흐름이 좋은 우량 기업들이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을 사용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처럼 공통적인 높은 주가상승률은 우연이 아닐 것"이라며 "특히 매일유업의 경우 매출 증대 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마케팅업계 관계자도 "김연아 선수는 연초 세계선수권대회부터 지난 주말 끝난 2009~2010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연중 내내 우승 소식을 전해줬다"며 "스포츠마케팅의 경우 해당 선수나 팀의 성적이 기업의 이미지와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정설"이라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