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와 조별리그를 치르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새해부터 월드컵 출전 사상 첫 원정 16강 목표 달성을 위한 진군을 시작한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내년 1월4일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모여 담금질에 들어간다.

대표팀은 이틀 뒤인 1월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루스텐버그로 이동해 현지 적응 훈련을 한다.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베이스캠프로 낙점한 루스텐버그는 해발 1천250m에 있어 고지대 적응에는 안성맞춤이다.

본선 조별리그 B조에 편성된 한국은 내년 6월18일 포트엘리자베스에서 그리스와 1차전을 가진 뒤 같은 달 18일 해발 1천753m에 자리를 잡은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2차전을 벌인다.

요하네스버그는 산소량 부족으로 선수들의 급격한 체력 저하가 예상되고 기압이 낮아 슈팅시 축구공의 속도가 빨라지고 멀리 날아가는 등 환경이 다르다.

태극전사들로서는 루스텐버그 전훈이 요하네스버그의 악조건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는 `예방주사'가 되는 셈이다.

루스텐버그에선 현지 클럽팀과 1-2차례 정도 친선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남아공에서 열흘 정도 전훈을 마친 대표팀은 1월15일을 전후해 스페인 말라가로 이동, 이곳에서 23일까지 8일 정도 훈련한다.

좋은 날씨의 말라가에서도 2-3차례 연습경기로 선수들의 떨어진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

대표팀은 1월24일 귀국하며 짧은 휴식을 거쳐 2월 6∼14일 일본에서 개최되는 동아시아연맹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허정무 감독은 동아시아선수권 1주일 전 대표팀을 재소집해 경남 남해에서 훈련하고 일본으로 건너갈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3월3일 A매치 데이에 평가전을 갖는 대표팀은 5월 초 국내에서 고별 경기를 치르고 2차 고지대 적응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전훈 후보 장소로는 오스트리아 산악 지역의 도시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남아공과 시차가 거의 없는 오스트리아에서 고지대 적응을 겸한 뒤 5월말 월드컵 베이스캠프가 차려질 루스텐버그에 입성한다.

허정무 감독은 본선 조 추첨 결과를 확인하고 나서 "어차피 고지대에서 1-2 경기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가장 높은 고지대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 만큼 베이스캠프를 설치하더라도 위쪽에 차리는 등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