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대통령, 종교 지도자, 스포츠 스타 등 미국의 가치와 윤리의 전형으로 여겨지는 유력 인사들이 성 추문으로 무너지곤 한다고 미국 방송 ABC 뉴스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유명 성 인류학자 헬렌 피셔는 능력 있는 남성이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피셔는 "사람은 능력 있는 다른 성의 사람에게 매우 끌린다"며 "특히 여성은 능력 있는 남성에게 매력을 느낀다"라고 강조했다.

우즈는 지금까지 타블로이드 신문들의 불륜설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2일 마침내 "나의 일탈로 가족을 가슴 아프게 했다"며 "진심으로 나의 일탈을 후회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주 새벽 우즈가 교통사고를 일으킨 뒤 사고 원인이 부인 엘린 노르덴그린과의 다툼 때문이며 부부싸움의 원인이 우즈의 불륜이었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 일로 참으로 깨끗한 사람이라는 우즈의 이미지가 큰 손상을 입었다.

가족치료사 테리 리얼은 "그들이 아무리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일지라도 탈선한 남성들의 강인한 외면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누군가를 별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캐릭터는 그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을 버스 아래로 던지게 할 수도 있다"라며 "이들은 공격적이고 자신감에 차있고 위험을 무릅쓰지만 그럴수록 그들은 유혹에 약하다"고 진단했다.

혼외정사 스캔들에 휘말렸던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은 지난해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빠른 속도정치적 입지가 올라가면서 부인 엘리자베스를 속였던 사실을 고백했다.

심지어 부인이 말기암 진단을 받은 후에도 외도는 계속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젊은 상원의원에서 부통령 후보로, 그리고 두차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가면서 국가적 인물이 됐다"며 "갈수록 자기 본위로 생각하고 자기도취에 빠져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며 아무에게도 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술회했다.

스캔들의 끝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에드워즈 부부는 여전히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마크 샌포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주지사의 부인 제니는 남편의 혼외정사 사실이 드러난 후 남편 곁을 떠났다.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플레이어 코비 브라이언트는 자신의 불륜 행각을 용서해달라며 4백만달러 상당의 8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를 부인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NBA 플레이어 그렉 앤서니와 10년째 살고 있는 부인 크리스털 맥크러리 앤서니는 남편을 향한 유혹을 날마다 목격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 곁에서 남편에게 행해지는 모든 종류의 대담한 행위들을 보아왔다"며 "남편에게 다가와서 말을 걸고 엉덩이를 건드리고 자신의 몸을 노출하는 등 관심을 끌기 위해 온갖 행동을 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우즈의 부인 노르덴그린에 대해서는 "매우 상처받고 모욕감을 느끼고 분노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노르덴그린을 우즈에게 소개해 준 동료 프로골퍼 예스퍼 파네빅은 "우리는 아마도 우즈를 실제보다 더 훌륭한 사람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며 "또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노르덴그린은 3번 아이언 대신 드라이버를 휘두르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