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모델 지속여부 관심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외도 가능성 시인 이후 미국에서 사생활 공개에 대한 자성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우즈를 후원해왔던 미국 기업들도 그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우즈의 최대 스폰서 업체인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는 지난 2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나이키는 사생활 존중에 관한 그의 요구를 존중하며 타이거와 그의 가족을 지지한다"면서 "우리의 관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록터 앤드 갬블(P&G)의 스포츠음료 브랜드 게토레이도 "이번 사생활 문제를 겪는 동안 타이거와 그의 가족이 우리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우리의 동반자 관계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디오 게임업체 일렉트로닉 아츠의 대변인도 우즈와의 관계가 10년 이상 변하지 않고 지속돼 왔다면서 "우리는 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며 그가 하루빨리 회복해 골프코스에서 그를 다시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면도기 제조업체 질레트는 광고모델의 사생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관행을 깨고 이례적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처럼 그들도 인간이고, 우리처럼 그들도 실수를 저지른다"면서 현재 기존의 마케팅 프로그램을 수정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통신회사 AT&T나 컨설팅업체 엑센츄어 등도 지지 성명을 내진 않았지만, 여전히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우즈의 광고사진 등을 게재하고 있으며 후원계약을 취소 또는 파기하려는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통상 기업들은 자사의 광고모델이나 후원 선수가 사생활 문제로 물의를 일으켰을 경우 기업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계약서에 계약파기 조항을 포함하는 것이 관례지만, 후원기업들의 이런 지지 선언으로 인해 당장 후원계약 파기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즈는 '골프 황제'뿐 아니라 건전한 사생활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스포츠용품에서부터 시계, 음료에 이르기까지 각종 기업의 광고모델로 활동하면서 연간 1억달러 가량 수입을 벌어들이는 광고업계의 '블루칩'으로 통해왔다.

하지만, 우즈가 일단 도덕적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받은 이상 기업들도 그에 대한 후원.광고 계약을 점차 축소하면서 고개를 돌리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마케팅업체 옥타곤의 필 데 피치오 사장은 뉴욕 타임스(NYT)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침체로 경비절감 압력을 받고 있는 기업들이 이번 일을 광고비 축소의 구실로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우즈에 대한 후원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