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최근 의문의 심야 교통사고를 낸 이후 미디어들이 우즈의 불륜의혹 등을 과도하게 파헤치고 있는 가운데 우즈의 사생활을 보도해야한다는 자성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우즈를 둘러싼 미디어의 광적인 관심이 1주일째로 접어드는 지금 "이같은 광분이 언제 끝날 것이며 언제 끝나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즈가 지난달 27일 새벽 자택 앞에서 교통사고를 낸 사실이 알려지자 미디어들은 우즈와 아내 엘린 노르데그린의 불화설과 미국 뉴욕 클럽의 VIP 호스티스와의 불륜설을 제기했다.

이어 미국 주간지 유에스 위클리는 우즈가 칵테일바 웨이트리스인 제이미 그럽스와도 불륜 관계를 맺었다고 보도하고 우즈가 그녀의 전화에 남겼다는 음성 메시지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기까지 했다.

추문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우즈는 2일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팬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면서도 "개인적인 잘못은 언론에 공개될 필요가 없으며 가족 내부 문제도 반드시 공개 고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우즈는 "타블로이드 언론의 감시"로 자신과 가족들이 고통을 겪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처럼 우즈가 직접 나서 고통을 토로한 가운데 개인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파헤치는 미디어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에머슨 대학의 미디어 윤리 교수인 토머스 쿠퍼는 우즈를 둘러싼 보도에 대해 "보도(coverage)라기보다는 질식시키는 행위(smotherage)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쿠퍼 교수는 "누군가가 사고를 냈고 그가 인간관계에서 부적절한 행태를 보였다면 이는 아주 사소한 문제"라며 "이것이 그의 사생활을 침해할 만한 이유가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작가이자 문화 비평가인 데이비드 로젠도 이번에 불거진 우즈의 추문에 대해 "우리는 이를 오락거리(entertainment)로 보고 있다"며 "여기에는 도덕적 요소가 없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우즈의 추문이 확대된 원인으로 블로그 등 정보를 보다 빨리 퍼뜨리는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가 등장한 점과 성과 관련된 유명인의 추문을 듣기 원하는 대중의 욕망을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