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오랜만에 풀타임을 뛰었다.

박지성은 2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치러진 2009-2010시즌 칼링컵 8강전 토트넘과 경기에 선발 출전해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지성의 풀타임 출장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였던 번리FC와 경기 후 무려 104일 만이다.

박지성은 이후 루이스 나니, 안토니오 발렌시아, 라이언 긱스 등에 밀려 풀타임 기회를 잡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독감과 한국 대표팀 경기 후 무릎 수술 후유증이 겹쳐 12경기 연속 결장했다.

박지성은 지난달 26일 열린 2009-20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5차전 베식타스(터키)와 홈 경기 때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복귀전을 치렀으나 69분만 뛰었다.

맨유는 박지성이 풀타임으로 활약한 가운데 대런 깁슨이 전반 16분과 전반 38분 잇따라 골을 터트리며 토트넘을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해 칼링컵 2연패의 기반을 닦았다.

박지성은 발렌시아와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손발을 맞췄고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대니 웰벡이 최전방에서 공격 쌍두마차로 나섰다.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는 안데르손과 깁슨 듀오가 나섰다.

기선은 맨유가 잡았고 깁슨이 시원한 중거리포로 기선 제압에 앞장섰다.

맨유는 전반 16분 박지성의 발끝에서 시작한 패스가 안데르손에게 이어졌고, 안데르손의 볼을 받은 깁슨이 오른발 강슛으로 토트넘의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내준 토트넘은 전반 20분 저메인 데포의 슛이 맨유 수비수의 육탄방어에 막히며 동점골을 놓쳤다.

연이은 공세에서도 토트넘의 로비 킨은 맨유의 중앙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의 과감한 태클에 막혀 동점골에 실패했다.

이때 맨유의 승리를 확인한 것은 깁슨. 깁슨은 전반 38분 추가골을 터트리며 토트넘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맨유는 경기를 리드하는 상황에서 토트넘의 반격이 이어지자 페데리코 마케다와 마이클 캐릭을 투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후반 중반부터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했고, 박지성은 후반 22분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강하게 찼지만 골대 왼쪽을 살짝 빗나가며 아쉽게 골을 놓쳤다.

박지성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볼 배급을 하는 것은 물론 상대 공격을 미리 차단하는 등 공격과 수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맨유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경기 후 "체력적으로 준비되어서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90분 경기를 다 뛰어도 몸 상태가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오랜만의 풀타임 출장 소감을 전했다.

그는 주전 경쟁에 대해 "자신이 없다면 맨유를 떠나야 한다.

당연히 모든 선수가 자신이 있기에 그 팀에 남아서 경기를 치르는 것이고 살아남으려고 경쟁하는 것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나만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열심히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