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한 번 하기도 힘들다는 홀인원을 한 라운드에 두 번이나 한 행운의 골퍼가 있다.

외국인 회사에 근무하는 박흥갑씨(49 · 인천 연수구)는 지난달 25일 경북 상주의 오렌지골프리조트에서 라운드를 하다가 기적 같은 일을 경험했다. 오전 7시11분 티오프한 박씨는 7번홀(길이 132m)에서 7번아이언으로 친 볼이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가면서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했다. 그린 앞에 워터해저드와 벙커가 자리 잡고 있어서 깃대를 직접 보고 친 샷이 그린에 맞지도 않고 곧바로 홀 속으로 들어간 것.

박씨는 첫 홀인원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후반 17번홀(길이 153m)에서 또 한 번 믿기지 않는 경험을 했다. 그 홀도 그린 우측에 워터해저드와 벙커가 있어 박씨는 이번에도 7번아이언으로 홀을 바로 겨냥했다. 뒷바람을 탄 볼은 홀 앞에 떨어져 몇 차례 구르더니 홀 속으로 사라졌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한 골퍼가 한 라운드에 홀인원을 두 번 할 확률은 6700만분의 1이다.

박씨는 "전날 잠을 잘 자 몸이 가뿐했다. 라운드하기 직전 골프장에 걸려 있는 '홀인원 이벤트' 현수막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올해 '야마하배 한경아마추어골프 랭킹전'을 연 오렌지골프리조트는 퍼블릭골프장이지만 난코스로 알려져 있다. '보기 플레이어'인 박씨의 그날 스코어는 83타.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