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억 동아시아인들의 스포츠 축제인 2009 동아시아경기대회가 이번 주말 홍콩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동아시안게임은 개최지 홍콩을 비롯해 한국과 중국, 일본, 북한, 대만, 몽골, 마카오, 괌 등 9개국에서 3천200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해 5일부터 13일까지 기량을 겨루며 우애를 나누는 대회다.

앞선 4번의 대회에서 `만년 3위'에 그친 한국은 1일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박용성 대한체육회(KOC)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결단식을 열고 2위 도약을 다짐했다.

선수단장으로 선임된 김종욱 한국체육대학 총장은 "중국과 일본의 벽이 두텁긴 하지만 선수들이 최대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만들어 종합 2위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이번 대회는 육상, 수영, 농구, 볼링, 축구, 조정, 역도, 우슈, 배드민턴, 배구, 테니스, 하키, 사격, 윈드서핑, 스쿼시, 당구, 탁구, 사이클, 태권도, 유도, 럭비, 댄스스포츠 등 22개 종목에 총 262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은 22개 전 종목에 385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32개의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종목별로는 전통적인 텃밭인 태권도에서 7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잡았고 유도와 볼링에서도 4∼5개의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또 육상에서도 한국은 하프마라톤과 20㎞ 경보 등에서 금빛 질주를 예상하고 있고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명중시킨 진종오가 이끄는 사격과 배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 구기종목에서도 메달을 추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이 종합순위에서 라이벌인 중국과 일본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대회는 262개의 세부 이벤트 중 육상에 46개의 금메달, 수영은 다이빙을 합해 50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전체 메달 수의 37% 가량이 육상과 수영에 집중되다 보니 기초 종목에 취약한 한국이 투기와 구기종목에서 아무리 많은 메달을 따더라도 중국과 일본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제2의 박태환'을 기대하고 있다.

박태환은 고교 1학년이던 4년 전 마카오 동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400m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해 일약 동아시아의 간판스타로 떠오르며 한국 수영 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발판을 마련했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국가대표 주전보다는 유망주들이 주축인 1.5군을 파견해 내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때문에 당장 눈앞의 성적보다는 3년 뒤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새로운 흥밋거리다.

김종욱 선수단장이 이끄는 한국대표단 본진은 3일 오전 홍콩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