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월드컵 출전 사상 첫 원정 16강 달성 여부를 점쳐볼 수 있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조 추첨 행사가 5일(한국시간) 오전 2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아직 조 추첨 방식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2006년 독일 월드컵 때처럼 FIFA 랭킹과 전 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개최국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지난 대회 우승팀 이탈리아 등 8개국을 1그룹 시드에 배정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1그룹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이탈리아와 FIFA 랭킹 1위인 스페인, 2위 브라질을 비롯해 독일(6위), 프랑스(7위), 아르헨티나(8위), 잉글랜드(9위)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스포츠전문 채널인 ESPN도 1그룹 배정 국가를 이처럼 예측했다.

FIFA가 고수하는 `대륙별 안배원칙'에 따라 2그룹에는 1그룹에 포함되지 않은 유럽팀 8개국이 묶일 수 있다.

유럽팀은 한 조에 최대 2개국까지 들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남미, 아프리카와 북중미, 아시아 등이 나머지 두 그룹으로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그룹에는 1그룹에서 빠진 네덜란드와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스위스, 그리스, 세르비아, 덴마크, 슬로바키아 등이 유력하다.

3그룹에는 시드를 받지 못한 남미의 파라과이, 칠레, 우루과이와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 가나, 카메룬, 알제리 등이 포함된다면 한국은 아시아의 북한, 일본, 호주, 뉴질랜드, 북중미의 미국, 멕시코, 온두라스 등과 4그룹에 편성될 수 있다.

한국이 4그룹에 묶인다면 최상의 조 편성 시나리오는 개최국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한배를 타는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시드 배정국 가운데 가장 약체이고 FIFA 랭킹도 86위로 8개국 중 한국(52위)보다 유일하게 낮다.

또 2그룹의 덴마크, 그리스, 슬로바키아 중 1개국과 3그룹의 칠레, 우루과이 등과 같은 조가 된다면 원정 16강 희망은 커진다.

그러나 최악의 조 편성도 상상할 수 있다.

1그룹의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등과 맞붙고 2그룹의 네덜란드, 포르투갈, 그리고 3그룹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 등과 섞인다면 한국으로서는 `지옥의 조'가 될 수 있다.

한국은 7회 연속 본선 진출의 시발점이 됐던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내내 유럽 2개 팀과 한 개조를 이뤄 힘겨운 승부를 이어왔다.

안방에서 열렸던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4강 신화를 창조했을 뿐 원정 무대에서는 유럽의 벽을 넘지 못하고 모두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한국이 이번 남아프리카공화국 조 추첨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는 행운 속에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꿈을 다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