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설립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여자프로스포츠 단체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내년이 되면 창립 60주년이 되는 LPGA 투어는 걸출한 골프여제를 배출했고 이제 신지애(21.미래에셋)도 한국의 지존에서 세계의 지존으로 가는 발걸음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LPGA 투어 초창기 골프여제는 누구였을까.

골프전문가들은 주저없이 미키 라이트를 꼽는다.

1935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난 라이트는 1958년에 프로에 데뷔해 LPGA 투어에서만 82승을 올렸다.

이중 메이저 대회 우승만도 13차례나 된다.

1961년부터 1964년까지 4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했으며 1963년에는 13승을 올려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는 한 시즌 최다 우승 기록으로 남아있다.

라이트가 1969년 다리 부상으로 은퇴하고나서 뒤를 이은 여제는 캐시 위트워스다.

1939년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난 위트워스는 1958년에 LPGA 투어에 입문, 무려 88승이라는 역대 최다승 우승 기록을 세웠다.

1965년부터 1968년까지 4년 연속 상금왕, 다시 1970년부터 1973년까지 4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한 위트워스는 1966년 올해의 선수상이 신설되면서 모두 일곱차례나 이 상을 가져갔다.

이후에는 잠시 혼전의 시대가 있었지만 혜성처럼 등장한 선수가 낸시 로페스(미국)였다.

아마추어 시절인 1975년 18살의 나이로 US여자오픈에 출전한 로페스는 공동 2위에 오르며 세계를 놀라게 했고 1978년 LPGA 투어에서 9승을 올리며 신인왕, 올해의 선수상에다 최저타수상까지 가져갔다.

1979년에도 8승을 올리며 2년 연속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한 로페스는 1983년과 1984년 출산 때문에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1985년과 1988년에도 최고의 선수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1990년대로 넘어오면서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소렌스탐은 1995년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을 처음 차지한 뒤 박세리(32), 김미현(32) 등 한국 군단과 카리 웹(호주)의 거센 도전을 받으면서도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켰다.

LPGA 투어 통산 72승, 올해의 선수상 8차례, 최저타수상 6차례 수상, 역대 통산 상금 랭킹 1위 등 각종 기록을 남긴 소렌스탐은 결혼 발표와 함께 2008년을 끝으로 은퇴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소렌스탐이 떠난 뒤 1인자의 자리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게 넘어갔다.

2003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오초아는 처음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무시무시한 장타와 컴퓨터 아이언샷을 앞세워 2006년 6승, 2007년 8승, 2008년 7승을 올리며 소렌스탐의 아성을 허물었다.

하지만 이제 신지애는 2009년 올해의 선수상은 아깝게 놓쳤지만 상금왕을 차지하며 오초아의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했다.

신지애의 나이는 불과 21세. 신지애가 앞으로 여자골프의 새역사를 써나갈 기회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