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인상과 1승 목표는 이뤘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내년에는 '올해의 선수상'도 수상하고 3승 이상 거두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

25일 오후 4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신지애(21 · 미래에셋)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밝은 표정이었다. '잠을 잘 잤느냐'는 질문에 활짝 웃으며 "네"라고 대답했다. 신지애를 맞기 위해 이날 '파이널 퀸 신지애 팬카페' 회원 수백명이 몰려 인천공항은 북새통을 이뤘다. 올해의 선수상은 1점 차로 아쉽게 놓쳤지만 신인상,상금왕,(공동) 다승왕 등 3관왕에 오른 여왕의 금의환향에 다름아니었다. 환영식에 참석한 이철성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이룬 한 해"라며 "더 높은 목표를 세우고 도전해 내년에는 또 다른 골프 역사를 만들어 나가 달라"고 부탁했다.

신지애는 최근 끝난 미국 LPGA투어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 대한 소감으로 말문을 열었다. "마지막 대회에 마무리를 잘 하자는 욕심이 컸고 큰 타이틀이 걸려 있어 스스로에게 짐을 준 것 같아요. 지금도 '왜 그랬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경험을 했으니까 앞으로 그런 실수를 안 해야겠죠.운도 안 따랐고 심리적인 압박도 컸어요.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뜻대로 안 됐죠."

신지애는 대회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갈 때 울었다. 골프 때문에 눈물을 보인 건 성적 부진으로 커트를 탈락한 중학교 1학년 이후 두 번째다. 그는 "아쉬움이 커 눈물이 났어요. 그래서인지 마음이 한결 편해졌죠.속으로 끙끙 앓는 것보다 훨씬 낫잖아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가 아쉬움을 달래는데 아버지(신재섭)의 역할이 컸단다. "아빠가 이번 대회에 동행했었어요. '아쉽지만 수고했다. 잘했다. 장하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짧은 격려지만 큰 힘이 됐어요. "

다음 달 초 열리는 한 · 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은 게 그의 작은 바람이다. "그동안 한 · 일전에서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었어요. 올해는 꼭 이겨 한국팀이 우승하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

신지애는 한 · 일전이 끝난 뒤 휴식을 취하고 내년 초 호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동계 일정도 설명했다. 휴식 기간 때는 그동안 자주 못 봤던 동생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늘 열심히 응원해준 팬들과도 만나고 싶다는 뜻도 피력했다. '재미있는 영화를 보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빡빡한 투어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그런 정보를 많이 몰라요. 대회 때는 다른 쪽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죠.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게 우선입니다. "

신지애는 LPGA투어챔피언십 도중에 열린 신인상 수상식과 관련,"미국 LPGA측에서 의상을 마련하고 미용실도 섭외해 메이크업을 미국 스타일로 했다"며 "다들 예쁘다고 했는데 거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 대해서는 "경쟁자이면서 친구"라며 "비가 와서 지연되면 다음 날 일찍 나가야겠다고 이야기하는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는 편한 사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역시 루키였다. '올 한 해를 돌아볼 때 어땠느냐'고 묻자 "미국LPGA투어 무대에 뛰고 있는 게 신기했다"고 답했다.

"올해는 얻은 게 많은 한 해였어요. 아직 올라가야 할 목표들이 많으니까 지금에 만족할 수 없죠.끝까지 많은 성원 부탁드려요. "

영종도(인천)=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