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스포츠용품 업체의 유니폼을 입은 국가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을까.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진출국 32개 팀이 가려진 가운데 이들 국가의 축구협회를 공식적으로 후원하는 스포츠용품 업체들이 12월5일로 예정된 본선 조 추첨 결과와 후원 국가의 예상 성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기 회사 유니폼을 입은 국가가 우승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매출 신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뛰는 32개국 가운데 아디다스와 나이키, 푸마 등 3개사가 무려 28개국을 후원하고 있어 마케팅 경쟁은 이들 회사의 3파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스폰서인 아디다스가 이번 월드컵에서 32강 진출국 경쟁에선 농사를 가장 잘 지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무적함대' 스페인과 2002년 한일 월드컵 챔피언인 `전차군단' 독일, 플레이오프를 통해 우여곡절 끝에 본선 티켓을 얻은 `뢰블레' 프랑스, 개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덴마크,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나이지리아, 슬로바키아, 그리스, 멕시코 등 12개국 선수들이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고 뛴다.

이는 4년 전 독일 월드컵 때의 6개국에서 두 배나 늘어난 것이다.

독일 월드컵 당시 아디다스가 후원했던 6개국 중 독일과 아르헨티나, 프랑스, 스페인 등 4개국이 8강에 올랐으나 정작 우승컵은 푸마의 후원을 받았던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의 차지였다.

나이키는 한국을 비롯해 월드컵 최다 우승에 빛나는 `삼바군단' 브라질, `특급윙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앞세운 포르투갈, 네덜란드, 세르비아, 호주, 슬로베니아, 미국, 뉴질랜드 등 9개국을 지원하고 있다.

브라질은 영원한 우승 후보이고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로 떠오른 호날두가 소속된 포르투갈도 본선 성적에 따라 흥행 호재가 될 수 있다.

독일 월드컵 때 가장 많은 12개국에 유니폼을 입혔고 이탈리아의 우승으로 큰 재미를 봤던 푸마는 이번 월드컵에서는 7개국이 본선 진출 티켓을 얻었다.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와 스위스, 가나, 카메룬, 알제리, 우루과이, 코트디부아르가 푸마 상표를 유니폼에 새겼다.

선수들의 활약에 따라서도 이들 `빅3' 스포츠용품 업체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아디다스는 한국의 박주영(AS모나코)과 `마라도나의 재림'으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퍼드, 데이비드 베컴(이상 잉글랜드) `하얀 펠레' 카카(브라질), 카림 벤제마(프랑스), 다비드 비야(스페인) 등을 후원한다.

협회 지원과 개인 후원이 차이가 있는 경우도 많지만 선수들의 활약은 해당 스포츠용품 업체의 인지도와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나이키는 지난 시즌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호날두와 박지성(한국), 페르난도 토레스(스페인), 웨인 루니(잉글랜드),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등이 얼굴 마담으로 본선 무대를 누빈다.

푸마 후원을 받는 선수는 사뮈엘 에토오(카메룬)와 니콜라 아넬카(프랑스),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 등이다.

스포츠 용품 빅3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성적에 명운을 걸었다.

(샤인펠트<독일>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