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독주에 제동 걸었지만 인상 약점 보완해야

한국 남자 역도의 간판 사재혁(24.강원도청)이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용상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다시 한번 중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강력한 경쟁자들이 잇달아 출현해 앞으로 취약 부문인 인상 기록을 높이지 못한다면 올림픽 2연패 달성은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저녁 2009 세계역도선수권대회가 열린 고양시 킨텍스.
사재혁은 강점인 용상에서 중국의 루샤오쥔(25) 보다 1㎏ 더 많은 205㎏을 들어 올리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인상은 160㎏으로 5위, 합계에서는 365㎏으로 4위에 그쳤다.

인상과 용상, 합계 등 세 부문에서 각각 시상하는 세계선수권에서는 금메달을 하나 땄지만 인상과 용상 합계로만 기록을 따지는 올림픽이었더라면 메달권 밖의 성적이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합계로만 순위를 매기는 만큼 사재혁의 이날 기록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루샤오쥔은 인상에서 174kg을 들어 올리며 세계기록(173kg)을 갈아치웠다.

또 용상 204㎏을 더해 합계 378㎏으로 역시 종전 합계 세계기록(377㎏)을 1㎏ 경신하며 1위에 올랐다.

지난달 열린 중국 전국체전 은메달리스트 류사오쥔은 하루 세계신기록 2개를 세우면서 단숨에 이 체급 정상에 뛰어올랐다.

중국은 류사오쥔 뿐 아니라 쑤다진(23)도 인상 165㎏, 용상 200㎏, 합계 365㎏으로 세 부문 동메달을 따냈다.

사재혁은 류사오쥔과 합계에서 같았으나 몸무게가 더 나가 3위 자리를 내줬다.

중국은 류사오쥔과 쑤다진의 활약으로 남자 77㎏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합작했다.

이번 대회에서 중국 선수의 약진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2006 세계주니어대회 챔피언인 쑤다진은 지난달 중국 전국체전에서 이미 인상 165㎏, 용상 209㎏, 합계 374㎏을 들어 올리면서 사재혁의 최고 기록보다 합계에서 8kg이나 더 들었다.

중국 전국체전 2위에 오른 류샤오쥔도 인상 170㎏, 용상 203㎏ 합계 373㎏을 들어 올리면서 사재혁을 앞섰다.

중국은 작년 베이징올림픽 역도 종목에서 자국 선수가 출전한 체급 금메달을 휩쓸었지만 사재혁이 출전한 남자 77㎏급만 1위를 빼앗겼다.

사재혁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인상 163㎏, 용상 206㎏, 합계 366㎏으로 한국신기록을 세우면서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리훙리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절치부심한 중국은 전국체전을 통해서 세대교체에 성공했고 새 얼굴로 사재혁을 강하게 압박했다.

설욕을 노린 중국은 이번 세계대회에서는 리훙리 대신 올해 중국 전국체전에서 1,2위를 한 신예 쑤다진, 루샤오쥔 두 명을 내보냈다.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2연패를 노리는 사재혁으로서는 반드시 새로 떠오른 중국의 경쟁자들을 넘어서야만 할 상황에 봉착했다.

(고양연합뉴스) 한상용 박성진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