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주최 측의 어이없는 실수로 중국 역도 선수가 금메달을 눈앞에서 날려버렸다.

21일 오후 2009 세계역도선수권 대회 여자부 48kg급 경기가 열린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역도경기장.
중국 역도 대표 왕밍쥐안(24)은 용상 3차 시기에서 118kg을 신청한 뒤 플랫폼에 올라 바벨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안정적인 성공으로 '굿 리프트'라는 합격 사인까지 받아냈다.

인상에서 93kg을 들어 올렸던 왕밍쥐안은 이로써 인상과 용상, 합계 등 3관왕을 확정했고 곧바로 플랫폼 아래로 뛰어 내려가 중국 코칭스태프와 얼싸 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왕밍쥐안의 마지막 시기가 성공으로 끝나자 수백 명의 팬들도 박수갈채를 보내고 나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주최 측의 실수로 왕밍쥐안이 들었던 실제 바벨의 무게가 118kg이 아닌 것으로 뒤늦게 판명났기 때문이다.

세계역도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기구의 착오로 전광판에 나온 바벨의 무게와 실제 무게가 다르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즉 대회 운영자가 심봉(바)에 원판(디스크)를 끼우는 과정에서 애초 달아야할 무게보다 덜 나가는 원판을 쓴 것이다.

이 때문에 조직위는 부리나케 왕밍쥐안에게 3차 시기를 7분 이내에 다시 도전해야 한다고 전달했고 갑작스러운 통보에 왕밍쥐안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워밍업장에서 다시 몸을 풀었다.

그러나 왕밍쥐안은 무리한 출전이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한 듯 3차 시기를 포기했고 결국 2차 시기에서 성공한 115kg이 최고 기록이 됐다.

용상 기록이 순식간에 3kg 줄면서 왕밍쥐안의 용상 순위도 1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용상 금메달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동메달로 바뀐 순간이었다.

다행해 왕밍쥐안은 인상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1위를 해 인상과 용상을 합한 합계 1위는 빼앗기지 않았다.

조직위 관계자는 "국제 역도 대회에서 정말 흔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배심원과 기술 감독관이 처음에 바벨 무게를 잘 체크 해야 했는데 당시에는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양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