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아데바요르(맨체스터 시티),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FC 바르셀로나),사무엘 에투(인터 밀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세계 최고의 골잡이들이지만 내년 월드컵 무대에 서지 못한다. 지난 19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32개국이 최종 확정됐지만 아데바요르의 토고,이브라히모비치의 스웨덴,에투의 카메룬은 예선에서 탈락해 팬들을 아쉽게 했다. 이들은 그나마 이전 월드컵에서 뛴 것을 위안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월드컵 본선에서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불운의 스타들이 있다.

라이언 긱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대표적이다. '왼발의 마법사'로 불리는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즌 10회 우승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 그라운드에서는 한 번도 뛰지 못했다. 잉글랜드가 아니라 웨일스의 대표선수였기 때문.원래 긱스의 국적은 잉글랜드였지만 아버지가 가족을 버리자 어머니의 나라 웨일스를 택했고,성도 어머니를 따라 긱스로 바꿨다. 잉글랜드축구협회의 러브 콜에도 불구,웨일스의 유니폼을 벗지 않았다. 그는 35세였던 2007년 웨일스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아프리카의 '흑표범' 조지 웨아도 장외스타에 그쳤다. 최고 권위의 축구상 발롱도르를 포함해 FIFA 올해의 선수상,유럽 골든볼 등을 수상한 그는 정작 월드컵 본선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축구 약체국인 라이베리아 출신이란 점이 발목을 잡은 탓이다.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버리지 못한 그는 2002년 월드컵 예선 때 자신의 사비를 털어 대표팀을 운영했고 감독 겸 선수로 출전했지만 최종예선에서 쓴잔을 마셨다.

박주영의 팀 동료인 구드 욘센(AS 모나코)도 월드컵과 인연이 없다. 그는 FC 바르셀로나,첼시 등 세계 정상급 클럽에서 주전 멤버로 활약했지만,그의 조국 아이슬란드는 한 번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1996년에는 구드 욘센이 아버지 아르노르 구드 욘센과 함께 대표팀에 뛰면서 아이슬란드 본선 진출을 노려 화제가 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잡이 베르바토프도 조국인 불가리아의 부진으로 월드컵 본선에서 뛰지 못했다. 이번 유럽 예선에서 대표팀 내 최다골(5골)을 넣었지만 역부족이었다. 2006년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3위에 그쳐 아깝게 본선행이 좌절된 불가리아는 이번에도 이탈리아와 아일랜드에 밀려 3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스타플레이어로 꼽히는 체코의 로시츠키(아스널),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토트넘 훗스퍼),우크라이나의 안드리 셉첸코(디나모 키예프) 등도 내년 월드컵 무대에서 볼 수 없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