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완벽할 수 없다"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76.28점)을 기록하면서 과연 '김연아의 한계는 어디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연아가 이번 쇼트프로그램에서 기록한 기술점수(TES)는 무려 44.00점이다.

지난달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최고점을 기록할 때 TES가 43.80점이었던 김연아는 이번에 0.2점을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 8가지 연기 요소의 기본점은 34.40점이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고점을 세웠을 때 기본점은 34.90점으로 오히려 이번 대회보다 높았다.

최고점을 경신했는데도 기본점이 낮았던 것은 마지막 스핀 콤비네이션에서 지난 대회(레벨 4)와 달리 레벨 3을 받아서다.

김연아도 "마지막에 스피드가 살짝 떨어진 것 같았다"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낮아진 레벨로 손해를 본 0.5점을 모두 가산점(GOE)로 채웠고, 오히려 시니어 무대 데뷔 이후 가장 높은 기술점수를 기록할 수 있었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이날 김연아의 가산점이다.

김연아의 가산점 총점은 9.60점으로 지난 2006-2007 시즌 처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이후 역대 최고다.

무엇보다 완벽한 점프가 가산점 상승을 불러왔다.

김연아는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무려 2.2점의 가산점을 받았다.

그동안 최고 2점까지 받았던 김연아는 점프의 완성도가 절정을 이르며 0.2점을 더 받아냈다.

지난 1차 대회에서 심판으로 참가했던 이지희 빙상경기연맹 부회장도 "김연아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 성공하면 사실상 '게임 오버'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라고 칭찬했을 정도다.

더불어 이번 시즌 단독 점프로 바꾼 트리플 플립(기본점 5.5점)에서도 1.80점을 따냈다.

김연아가 단독 점프로 1.80점의 기산점을 챙긴 것은 지난 2007년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러츠를 단독으로 뛰어서 1.80점을 받은 이후 거의 2년 만이다.

하지만 김연아는 이번에도 여운을 남겼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을 세울 때 3개의 스핀 요소가 모두 레벨 4였지만 이번에는 두 개만 레벨 4였다.

결국 스텝의 레벨을 4로 올리고 스핀마저 모두 레벨 4를 기록한다면 김연아는 또 한 번 쇼트프로그램의 최고점을 경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놨다.

(레이크플래시드<미국 뉴욕주>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