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구기 종목은 시간을 정해놓거나 세트(또는 회)를 정해놓고 공격권을 한 번씩 나눠갖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구기 종목에서는 상당한 점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다만 발로 하는 특성상 0-0 무승부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축구는 예외다.

그렇지만 지독히도 운이 따르지 않거나 선수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는 이상하리만치 공이 골대를 외면하거나 코트 또는 테이블 밖으로 나가면서 `처참한' 점수를 기록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지켜보는 팬들로서도 화가 나다 못해 허탈함이 배어 나올 정도다.

최근 프로농구에서 나왔던 한 쿼터 최소 득점 타이(2점)를 계기로 각 종목별 최소득점 기록들을 알아본다.

◇ 프로농구, 10분에 51점도 넣는데 겨우 `2점' = 프로농구의 1쿼터는 10분, 즉 600초다.

한 팀은 한 번의 공격에 최대 24초를 쓸 수 있으니 이론상으로는 한 쿼터에 25번의 공수 교대가 이어지고 이에 따라 한 팀은 최소 12번 이상의 공격권을 갖는 셈이다.

물론 공격 시간을 24초 다 쓰지 않는 경우도 많고, 중간에 가로채기나 실책 등으로 공격권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는 만큼 실제 쿼터당 공격 횟수는 더 늘어난다.

그렇기에 웬만해서는 20점 안팎의 점수가 나온다.

서울 SK의 경우, 지난 1998년 2월26일 서울 삼성을 상대로 4쿼터에만 무려 51점을 낸 적이 있다.

한 쿼터 최다 득점 기록이다.

그러나 반대로 지독히도 공이 림을 외면하는 경우도 있다.

인천 전자랜드는 지난 10일 원주 동부와 홈경기에서 4쿼터에 단 두 점만을 뽑아내며 3쿼터까지 12점 차로 앞섰던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역대 최소득점 타이다.

경기 종료 1분22초를 남기고 아말 맥카스킬이 자유투 2개를 다 넣지 못했더라면 역대 한 쿼터 팀 최소 득점 기록을 새로 쓸 뻔했다.

공교롭게도 이전 한 쿼터 팀 최소득점인 2득점도 모두 전자랜드(2006년)와 그 전신인 대우 제우스(1998년)시절 작성됐다.

여자프로농구 경우에도 한 쿼터 최소 득점은 2점이다.

불명예의 주인공은 국민은행으로 2003년 2월28일 삼성생명과 경기에서 3쿼터에 단 두 점만을 얻었다.

이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우연의 일치지만, 국민은행은 바로 나흘 전에는 우리은행을 상대로 3쿼터에 한 쿼터 최다득점 타이인 38점을 퍼붓기도 했다.

신세계는 1998년 7월28일 국민은행을 상대로 38점을 쏟아부었다.

◇ 프로배구 한 세트 `39점 vs 7점' = 프로배구에서 한 세트는 어느 팀이라도 25점에 먼저 도달하면 끝난다.

(물론 예외는 있다.

24-24가 돼 듀스가 되면 2점차가 날 때까지 승부는 계속된다)
공격권은 자기 팀의 공격이 성공하거나 상대 공격이 실패로 끝나면 가져온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팀은 10점은 넘긴다.

어떤 팀은 듀스 끝에 30점을 넘길 때도 있다.

신협 상무는 올해 1월 2008-2009 프로배구 V-리그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1세트 듀스 끝에 39-37로 이겼다.

39점은 기존 한세트 최다득점(38점)을 1점 더 늘린 기록이었다.

반면 KEPCO45(과거 한국전력)는 지난해 12월 같은 대회에서 LIG손해보험을 맞아 상대의 강서브와 블로킹에 막혀 첫 세트를 7-25로 내주며 역대 한 세트 최소득점의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이전 세트당 최소 득점은 2006년 상무가 삼성화재에서 기록한 8점이었다.

◇핸드볼, 10분에 단 한 골? = 핸드볼 경기는 전ㆍ후반 각각 30분씩(16세 이상)이다.

그러나 격렬한 몸싸움이 펼쳐지기 때문에 농구나 배구에 비해서는 점수가 많이 나지 않는다.

전ㆍ후반 각각 20점 안팎의 스코어가 가장 많다.

다만 1992년 12월 핸드볼큰잔치에서는 보기 드문 최소 득점 기록이 나왔다.

초당약품이 전반 30분 동안 단 3골을 넣는데 그친 것. 10분에 단 한 골만을 넣은 셈이었다.

상대인 종근당도 전반전에 넣은 골이 6골로 `저조한 득점력'이 만만치 않았다.

초당약품은 그러나 후반 들어 달라진 모습으로 15골을 더 넣으면서 7골을 보태는데 그친 종근당을 18-13으로 물리쳤다.

◇탁구 = 과거 탁구는 세트당 21점제였다.

그러나 2001년 9월부터는 신속한 경기운영과 보는 재미를 위해 11점제로 바뀌었다.

서브권은 2점마다 바꿔 갖는다.

이 때문에 11-0이라는 `완벽한 패배'도 종종 일어난다.

실력차가 많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승부를 가르는 기준점이 11점으로 대폭 낮아지면서 상대에 흐름을 내준 경우에는 실력차가 그리 크지 않은 경우라도 한 점도 내지 못하고 세트를 내주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는 것이다.

대한탁구협회 관계자는 "기존 기록이 데이터베이스화 돼 있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지만, 21점 시절에는 정상적 경기 운영에서 0점 패배는 없었다.

3~4점이 세트당 최소 득점인 것으로 기억한다"라며 "그러나 11점제로 바뀐 이후에는 0점으로 세트를 내주는 경우를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