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3개사가 뭉쳐 국산 전기자전거 개발에 나섰다.

자동차 및 전기자전거 모터 전문기업인 삼현(대표 황성호)은 카본 소재의 바퀴 뼈대인 림과 휠세트를 제조하는 스피자(대표 최흥길),크랭크축 세트와 기어를 만드는 영주정밀(대표 우병선)과 함께 내년 7~8월 중 출시를 목표로 첨단 국산 전기자전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삼현은 올해 청와대 및 공공기관에 '하이런 전기자전거' 200여대를 납품한 기업이다.

스피자는 내년 초까지 카본 소재의 자전거 뼈대인 프레임(브랜드명 아비아브)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영주정밀의 크랭크축(브랜드명 피어스)은 톱니바퀴 모양의 둥근 원형판과 페달을 이어주는 막대 모양의 암으로 이뤄져 자전거 본체와 체인을 연결하는 핵심 장치.그간 부품개발 과정에서 기술 협력을 해온 이들 3사는 국내 자전거산업 발전을 앞당기기 위해 이 같은 국산화 목표를 세웠다.

이대우 삼현 전기자전거 사업부 팀장은 "현재 완제품 수입 또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해외에서 전기자전거를 들여오고 있다"며 "그동안 쌓아온 3사의 기술력을 합쳐 대당 200만원대의 전기자전거를 국내에서 직접 생산,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전량 수입하고 있는 배터리를 국산 제품으로 대체하기 위해 국내 2차전지 업체와 개발을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 자전거는 전체 가격에서 국산 부품이 50% 이상 차지하면 국산으로 인정받는 만큼 3개사의 부품만 써도 국산화율이 60%를 넘게 된다.

삼현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기자전거용 BLDC(Brushless DC) 모터를 개발,2005년부터 유럽 미주지역에 수출할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 수출 규모는 2008년 257만달러에서 올해는 385만달러로 약 50% 증가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최근 1.9㎾급 고용량 전기스쿠터용 모터와 컨트롤러를 개발,인도 최대 전기자전거 및 전기스쿠터업체와 수출 계약을 맺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부터 연간 1200만달러 규모를 공급하게 된다"며 "계약 기간은 5년으로 모두 6000만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삼현의 BLDC모터는 모터를 둘러싼 바깥 틀이 직접 회전하는 외전형(外轉形)으로 전기센서를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킨다. 일반 모터는 마찰을 통해 전기를 발생시키는데 마찰소재인 카본을 오래 쓰면 닳아 없어지지만,이 제품은 카본을 사용하지 않아 에너지 효율이 높고 반영구적이다. 모터 내부에 내장된 유성기어(한쌍의 기어에서 고정된 기어 주위를 다른 기어가 회전하는 형태로 만들어진 것) 감속기는 경량 및 소형화를 가능케 하고 고출력을 낼 수 있어 한국형 지형에 적합하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