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축구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대회 4강 진출을 노린 2009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강호 나이지리아에 발목을 잡혔다.

한국은 10일 오전(한국시간) 개최국 나이지리아와 대회 8강에서 1-3으로 져 `검은 대륙' 아프리카와 악연을 하나 더 쌓았다.

한국 선수로는 U-17 월드컵에서 개인 최다골(3득점)을 기록하게 된 손흥민(동북고)의 그림 같은 중거리슛으로 동점을 만드는 등 선전했지만, 후반 내리 두 골을 내줘 무너졌다.

한국은 지난달 이집트에서 막을 내린 FIFA U-20 월드컵에서도 아프리카를 넘어서지 못했다.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26년 만에 `4강 신화'를 다시 쓰려 했지만, 8강에서 가나에 2-3으로 패해 더는 나아가지 못했다.

한국은 8강까지 다섯 경기를 치르며 2승1무2패의 성적을 거뒀는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카메룬에 0-2로 지는 등 아프리카 팀에만 2패를 당했다.

아프리카는 이미 세계 축구계에서 신흥 강호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탄력과 스피드를 갖췄고, 개인기와 체격 조건도 좋은 아프리카 선수들은 유럽 리그 클럽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아직 월드컵에서는 정상에 오른 적이 없지만 올림픽에서 1996년 나이지리아, 2000년 카메룬이 잇달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연령 제한이 있는 대회에서는 특히 두각을 나타냈다.

FIFA U-17 대회에서는 나이지리아가 최강이다.

2007년 한국 대회에서 정상을 밟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브라질과 함께 역대 최다 우승국(3회)이기도 하다.

준우승도 두 차례나 차지했다.

역대 U-17 월드컵에서 개최국은 아직 챔피언이 된 적이 없는데 나이지리아가 그 징크스를 깰 유력한 후보다.

올해 U-20 월드컵에서도 한국을 무릎 꿇게 한 가나는 결국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U-17 월드컵에서는 두 차례(1991, 1995년)나 정상에 올랐던 가나가 U-20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은 처음이다.

또한 U-20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팀으로는 가장 먼저 정상을 점령하면서 아프리카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한국은 나이지리아와 이번 맞대결 전까지 A매치에서 2승1무를 거두는 등 U-20 대표팀(1승), 올림픽대표팀(3승)까지 모두 포함해 총 8경기(7승1무)를 치러 한 번도 지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세계 4강 문턱에서 무패행진이 끝났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2003년 핀란드 대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에 0-1로 패한 이후 FIFA U-17 월드컵 본선에서 12경기 연속 무패행진(10승2무)을 이어가며 통산 네 번째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