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최국 나이지리아와 10일 8강서 격돌

22년 만에 세계 8강에 오른 한국 17세 이하(U-17) 청소년축구대표팀이 아프리카 강호 나이지리아와 2009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4강 진출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인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U-17 대표팀은 10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나이지리아 칼라바르에서 개최국 나이지리아와 대회 8강전을 치른다.

2승1패로 F조 2위를 차지해 1987년 캐나다 대회 8강 이후 22년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했던 한국은 지난 6일 멕시코와 16강에서 연장 후반 47분 김동진(안동고)의 동점골로 1-1을 만들어 극적으로 연장전까지 몰고 간 뒤 결국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겨 8강 무대를 밟게 됐다.

한국이 나이지리아를 꺾으면 사상 처음으로 대회 4강에 올라 스페인-우루과이 경기 승자와 맞붙는다.

한국축구가 FIFA 주관대회에서 4강에 오른 것은 1983년 멕시코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과 2002 한일 월드컵뿐이다.

지난달 이집트에서 막을 내린 FIFA U-20 월드컵에서 8강까지 올랐지만, 아프리카 가나에 발목을 잡혀 더는 나아가지 못했다.

U-17 대표팀은 10년간 유소년 축구 전임지도자로 유망주들을 길러온 이광종 감독의 지휘 아래 새 역사에 도전한다.

`광양의 루니'로 불리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이종호(광양제철고)를 비롯해 윙포워드 손흥민(동북고), 미드필더 윤일록(진주고), 이중권(광양제철고) 등 프로축구 K-리그 클럽이 운영하는 유스팀 소속 선수들과 주장 김진수(신갈고)가 이끄는 포백 수비라인, 안진범(부경고) 등 발재간이 좋은 미드필더진은 갈수록 짜임새를 더해 가고 있어 4강도 욕심내볼 만하다는 평가다.

물론 8강에서 맞붙을 나이지리아는 버거운 상대다.

나이지리아는 한국에서 열린 2007년 대회에서 우승한 디펜딩챔피언이자 브라질과 함께 통산 최다 우승팀(3회)이다.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과 스피드를 갖췄고, 개인기와 체격조건도 좋다.

나이지리아는 이번 대회에서도 독일, 아르헨티나 등이 속한 죽음의 조(A조)에서 2승1무로 1위를 차지했고, 16강에서는 뉴질랜드를 5-0으로 대파했다.

2003년 핀란드 대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에 0-1로 패한 이후 FIFA U-17 월드컵 본선에서 11경기 연속 무패행진(9승2무)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16강까지 4경기에서 11골(4실점)을 뽑는 매서운 공격력을 뽐내며 승승장구했다.

뉴질랜드와 16강에서 각각 두 골씩 넣는 등 나란히 3골을 기록 중인 에다페 에그베디와 사니 에마뉘엘은 `리틀 태극전사'들이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

한국은 역대 나이지리아와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다.

U-17 대표팀은 지난 4월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에서 열린 4개국 친선대회에서 처음 만나 2-0 완승을 거뒀다.

당시 나아지리아 대표팀에는 해외파와 자국 프로팀 소속 선수들이 많이 빠졌지만 이종호는 쐐기골을 넣은 기분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한국은 A매치에서도 2승1무를 거두는 등 U-20 대표팀(1승), 올림픽대표팀(3승)까지 모두 포함해도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8경기(7승1무)를 치러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