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CSKA 모스크바(러시아) 수비수의 자책골에 편승해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고 일찌감치 2009-20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무릎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박지성(맨유)은 16강 진출에 힘을 보태지 못하고 최근 10경기 연속 결장했다.

맨유는 4일(한국시간) 오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치러진 모스크바와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4차전 홈 경기에서 2-3으로 패색이 짙던 후반 45분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슛이 상대 수비수 게오르기 셴니코프의 몸에 맞고 굴절돼 자책골이 되면서 3-3으로 비겼다.

이로써 맨유는 B조에서 3승1무(승점 10)를 기록해 3위 CSKA 모스크바(1승1무2패.승점 4)와 승점 차를 6점으로 벌리면서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맨유는 두 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최종전을 마치고 모스크바와 승점이 같아지는 상황이 발생해도 상대전적에서 1승1무로 앞서고 있어 승점 이후 팀간 상대전적을 먼저 따지는 UEFA 챔피언스리그 규정에 따라 16강 진출권을 확보했다.

이날 베식타스(터키.1무3패.승점 1)를 0-3으로 꺾은 2위 볼프스부르크(독일.2승1무1패.승점 7)는 26일 예정된 모스크바와 5차전에서 물리쳐야 16강에 합류한다.

전반 25분 CSKA 모스크바의 알란 쟈고예프에게 선제골을 내준 맨유는 4분 뒤 마이클 오언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어렵게 경기를 끌고 갔다.

맨유는 전반 31분 밀로스 크라시치에게 추가골을 내주고 나서 후반 시작 2분 만에 바실리 베레주츠키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하지만 맨유는 위기에 강했다.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던 후반 39분 게리 네빌의 크로스를 받은 폴 스콜스가 헤딩으로 추격골을 터트리며 한 골 차까지 따라붙었고, 경기 종료 직전 발렌시아의 슛이 수비수에게 맞고 방향이 꺾이며 동점골이 되면서 극적으로 무승부를 거두고 16강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이날 좌우 날개는 루이스 나니와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선발로 출장했고 박지성은 무릎 부상 후유증 등으로 출전 명단에서 아예 빠져 10경기 연속 결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