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새가슴'에서 당당한 챔피언으로
마지막날 버디만 5개…시즌 2승
신지애 6위ㆍ오초아 공동 44위
이번 대회에서는 공교롭게도 삼성월드챔피언십과 비슷한 상황이 재연됐다. 공동 선두를 달리던 요르트가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미야자토 아이처럼 마지막홀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린 반면 최나연은 210야드 거리에서 하이브리드(레스큐 19도) 샷으로 볼을 그린앞 4m지점까지 갖다놓았다. 승리를 확신한 최나연은 어프로치샷을 홀 20㎝ 옆에 붙인 뒤 가볍게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나연은 우승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첫 우승 때는 손도 다리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렸는데 오늘은 편하고 여유있게 라운드를 펼쳤다"며 "서브 스폰서인 스카이72GC는 여러 차례 연습한 '홈 코스'여서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현실로 이뤄져 기쁘다"고 말했다.
퍼트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이전에는 홀에 못 미친 퍼트가 부지기수였지만 이날은 대부분 홀을 조금 지나쳤다. 미스샷이 나와도 고개를 숙이지 않고 밝게 웃으려 한 점도 달라졌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경기를 안정적으로 풀어가는 법을 터득했다는 얘기다. 최나연은 "예전에는 '퍼트가 안 들어가면 어쩌나' 하는 약한 모습이 있었다"며 "요즘은 샷뿐 아니라 퍼트도 잘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최병호씨(최나연 아버지)도 "나연이가 미스샷을 하더라도 다음 샷에서 만회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며 "스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나연은 이날 저녁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었으나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갤러리들을 위해 비행기편을 하루 늦췄다.
이날 3타를 줄인 홍 란(23 · 먼싱웨어)은 합계 6언더파 210타로 단독 4위에 올라 '국내파'의 체면을 살렸다. 김송희(21)가 그보다 2타 뒤져 5위를 차지했고,신지애(21 · 미래에셋)는 단독 6위를 기록했다. 모처럼 국내 무대에 선 박세리(32)는 7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는 등 선전한 끝에 공동 7위에 올라 갤러리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영종도(인천)=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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