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프로농구는 시즌 초반 돌풍의 주인공인 창원 LG와 부산 KT의 31일 격돌이 최대 빅카드다.

두 팀은 시즌 개막 이전까지만 해도 나란히 중하위권으로 분류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끈끈한 팀워크를 앞세워 시즌 초반 1, 3위를 각각 달리고 있다.

LG는 `저평가'됐던 귀화 혼혈선수 문태영(194㎝)의 활약이 눈부시다.

6경기에서 138점을 넣어 평균 23.0점을 기록, 쟁쟁한 외국인 선수들을 제치고 득점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득점에도 능하지만 리바운드 9위(경기당 평균 7.67개), 어시스트 21위(2.67개), 스틸 16위(1.33개) 등의 기록에서 볼 수 있듯,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초반 팀이 단독 선수를 달리는데 일등 공신이 되고 있다.

팀워크를 중시하는 강을준 감독의 스타일이 녹아있다.

문태영 외에도 공수에 걸친 국내 선수들의 맹활약이 LG의 강점이다.

특히 1대1 몸싸움이 능한 백인선은 최근 4경기에서 모두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고 있다.

조상현과 강대협, 이현준 등이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지난 시즌 꼴찌였던 부산 KT는 `맹장' 전창진 감독의 지도 아래 완전 탈바꿈했다.

경기당 평균 팀 득점이 89.5점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을 정도로 공격적인 농구를 구사한다.

외국인선수와 국내 선수들 간 조화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제스퍼 존슨(198㎝)은 평균 25.7점으로 득점 순위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존슨은 득점도 득점이지만, 어시스트 부문 13위(3.5개)를 차지할 정도로 무리한 개인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골밑과 외곽 공격에 능한 김영환은 평균 9.5점을 기록하며 공격의 한 축을 이루고 있고, 군에서 제대한 김도수 역시 정확한 3점포를 앞세워 평균 9.0점을 올리며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LG가 승리하면 6승1패로 초반 단독 선두 체제를 구축할 수 있고, KT가 이기면 4연승으로 단숨에 선두권으로 뛰어오를 수 있는 만큼 양 팀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전주체육관에서는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서울 삼성과 전주 KCC가 격돌한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지만, 팀플레이에 문제를 드러내며 3승3패로 나란히 공동 5위에 머물러 있다.

29일 부산 KT에 완패하면서 팀의 주축인 테렌스 레더와 이승준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점은 삼성으로서는 부담이다.

KCC는 귀화 혼혈선수 전태풍의 `태풍급' 활약(27점) 덕분에 전자랜드에 86-83으로 가까스로 승리하긴 했지만, 여전히 팀 전체의 위력은 크지 않다.

진다면 다시 승리보다 패가 많아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두 팀의 자존심 대결이 불꽃이 튈 전망이다.

오심 때문에 삼성에 아깝게 져 개막 5연승이 좌절된 2위 서울 SK(4승1패)는 내달 1일 울산으로 내려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모비스(5위. 3승3패)와 대결한다.

부상으로 최근 경기에 출장하지 못한 방성윤의 출장 여부와 모비스의 선두권 진입 여부가 관심사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