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줄 수 없는 한판 대결'이라는 말은 바로 이런 순간을 놓고 얘기하는 게 아닐까.

박빙의 선두 전북과 6위 경남이 각각 정규리그 1위와 6강 플레이오프 확정을 향해 '동상이몽'의 혈전을 펼친다.

전북(승점 54)은 11월 1일 오후 3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경남(승점 40.골 득실+8)과 2009 프로축구 K-리그 30라운드 최종전을 펼친다.

전북이 이기면 2위 서울(승점 52)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리그 1위 확정과 더불어 챔피언결정전 직행티켓을 얻는다.

이러면 경남은 골 득실에 밀려 7위에 머문 인천(승점 40.골 득실+1)이 부산과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다.

반대로 경남은 전북을 꺾으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고, 전북은 서울의 경기 결과에 따라 다잡은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 전북 '지키자' vs 서울 '뒤집자'
2위 서울은 최종전에서 전남을 이긴다는 것을 전제로 전북이 경남에 패하거나 비기는 것밖에 역전 1위 달성의 길이 없다.

전북이 경남과 비긴다면 서울은 전북과 골 득실을 따져볼 때 5골 차 이상으로 전남을 이겨야만 극적으로 1위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3경기 무실점 무패행진(2승1무)에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발등의 불'이 된 5위 전남이 호락호락 져줄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서울은 수원과 최종전을 앞둔 3위 포항(승점 50)이 호시탐탐 2위 자리를 노리는 전남에 잡히면 자칫 3위로 내몰릴 수 있다.

정규리그 2위는 챔피언결정전 플레이오프에 직행, 통합성적에서 최소 3위를 차지할 수 있어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K-리그 통합성적 1~3위팀, FA컵 우승팀)을 확보한다.

하지만 정규리그 3위는 6강 플레이오프부터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까지 세 단계를 거쳐야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수 있고, 적어도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해야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낼 수 있다.

정규리그 1위가 힘들다면 반드시 2위를 차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6강 플레이오프 '끝까지 안갯속'
최종전을 앞두고 4위 성남(승점 42)과 7위 인천(승점 40)의 승점 차는 단 2점이다.

공교롭게도 최종전에서 4~7위 팀끼리 맞붙지 않아 6강 플레이오프 진출팀의 윤곽을 잡기도 어렵다.

경남과 인천은 승점 40으로 동률이지만 골 득실에서 앞선 경남이 6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경남은 최종전 상대가 정규리그 1위 확정을 노리는 전북인 게 맘에 걸린다.

그나마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완전히 좌절된 부산과 맞붙는 인천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것처럼 보이지만 인천은 부산과 원정에서 4경기 연속 무승(3무1패)을 거둔 게 부담스럽다.

4위 성남도 '꼴찌' 대구와 맞붙지만 전남, 경남, 인천이 모두 이기고 성남만 패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7위로 내몰릴 수 있어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방심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