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사건 뒤 잠적했던 2008 베이징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왕기춘(21.용인대)이 용인대로 돌아와 다시 유도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8일 대한유도회와 유도 남자 국가대표 감독인 정훈 용인대 교수에 따르면 지난 17일 폭행 사건 뒤 주변 사람들과 연락을 끊고 잠적했던 왕기춘이 11일 만인 이날 낮 용인대에 복귀했다.

왕기춘은 자신의 스승인 정훈 감독에게 무릎을 꿇고 "죄송하다.

생각이 짧았다"며 "한 번만 기회를 더 주시면 열심히 해서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고 정 감독이 전했다.

왕기춘은 연락을 끊기 전 자신의 인터넷 팬 카페에 사죄와 함께 "앞으로 매트에 서는 저의 모습을 못 볼듯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포기라는 걸 해 봅니다"라며 은퇴를 암시하는 글을 남겼다.

이후 왕기춘은 잠적해 자신이 출전하기로 돼 있던 전국체육대회에도 불참했다.

왕기춘은 "처음 그런 일을 겪어 많이 당황이 되고 두려웠다"며 "하지만 방황하면서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왕)기춘이가 어린 나이에 따가운 주위 시선을 못 견뎌 이곳저곳 떠돌아다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한유도회는 조만간 상벌위원회를 열어 국가대표팀을 무단으로 이탈하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왕기춘에 대한 처벌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앞서 왕기춘은 지난 17일 용인시의 모 나이트클럽에서 시비 끝에 20대 여성 손님의 뺨을 한 차례 때려 입건돼 조사를 받은 뒤 잠적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