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요일에 골프장을 찾은 횟수가 취임 1년도 안 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재임시절 전체 횟수와 맞먹는다. 정치전문 인터넷매체인 폴리티코는 26일 마크 놀러 CBS방송 기자의 분석자료를 인용, 오바마가 취임 이후 일요일에 골프를 친 것은 모두 24회로 연임(8년)까지 한 부시 전 대통령을 따라잡았다고 보도했다.

골프 실력이 핸디캡 16정도인 오바마는 취임 100일을 앞둔 일요일인 4월26일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첫 라운딩을 시작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5일 백악관 여성 참모와 골프를 쳤다. 오바마가 취임 후 여성과 골프를 친 것은 처음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라운딩을 24번 하는 데 2년9개월이 걸렸다. 부시는 이라크전쟁에서 숨진 미군 장병들의 가족에 대한 경의 표시로 2003년 8월 골프를 중단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프를 친 기간만으로 볼 때 부시가 2년9개월에 세운 '기록'을 오바마는 불과 6개월 만에 '타이'를 만든 것이다.

오바마가 가장 자주 찾은 골프장은 지난 일요일 여성 참모와 라운딩을 한 포트 벨브와(11회)였으며 취임 후 첫 라운딩을 했던 앤드루스 공군기지가 7번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미 인터넷 골프사이트 골프닷컴은 오바마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골프를 좋아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에 미치려면 멀었다고 전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8년(1953~1960)의 재임 기간에 무려 800회 라운딩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8년 동안 매주 두 번 라운딩을 했다는 얘기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이 워싱턴 인근 군 골프장에서 라운딩하는 것을 우연히 목격한 한인들은 코스 주변에 차량 경호 등이 따라붙지만 불시 방문으로 주말골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배려한다고 전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