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스카이72GC에서 열린 KB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 4라운드.챔피언조의 서희경(23 · 하이트)은 말이 별로 없었으나 유소연(19 · 하이마트)과 장하나(17)는 라운드 도중 간간이 대화를 나눴다. 유소연과 장하나는 주니어 상비군과 대원외고 선후배 사이.장하나는 "소연 언니가 전반에 왜 긴장하고 치냐,편안하게 치라고 해서 힘이 났다"며 "경기 진행요원이 팬들보다 더 방해된다고 말하자 희경 언니도 그렇다며 웃었다"고 말했다.

TV를 통해 골프대회를 시청하다 보면 동반 플레이어들이 함께 페어웨이나 그린을 향해 걸어가면서 대화하는 장면이 자주 눈에 띈다. 무슨 얘기를 나눌까. 대회에선 보통 3명의 선수가 함께 라운드하는데 패션에서부터 음식,취미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대화나 상대방의 컨디션 등 동반 플레이어와의 보이지 않는 '궁합'이 당일 스코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게 선수들의 설명이다.

이보미(21 · 하이마트)는 "동반 플레이어의 옷이 마음에 들면 어디서 구했는지 묻기도 한다. 귀걸이 목걸이 등 액세서리도 빼놓을 수 없는 대화 주제"라고 소개했다.

올해 신인왕에 도전 중인 안신애(19 · 퓨마골프)는 "친한 동기나 말하기 편한 언니들과는 많은 얘기를 나눈다"며 "최근 어떻게 지냈는지,숙소는 어디에 잡았고 음식은 어디에서 먹는지 등 가벼운 주제를 묻는다"고 말했다. "어떤 친구는 귀걸이가 멋있다거나 모자 색깔이 옷과 안 어울린다고 코디를 해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미국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최나연(22 · SK텔레콤)은 "후반에 샷이 흔들렸을 때 동반 플레이어인 (신)지애의 격려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샷이나 스코어 등에 대해서는 얘기를 자제한다. 특히 동반 플레이어 중 한 명의 스코어가 나쁠 때는 모두 잠잠할 수밖에 없다. 한 선수는 "플레이가 안 될 때는 동료가 위로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에요. 그럴 경우 모두들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해요. 경기가 잘 안 풀리는 선수가 먼저 말을 건네야 분위기도 좋아져요.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