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을 다했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부상 선수가 많은) 팀 사정을 고려할 때 우승보다 값진 인간 드라마였다.

"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김성근(67) 감독은 24일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그리 낙담한 기색은 아니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해주면서 SK 야구가 뭔지를 보여줬다"면서 전력을 기울여준 선수들을 격려했다.

그는 올 시즌을 돌이켜보며 "스프링캠프 때부터 부상 선수가 속출하면서 어려웠다"며 "그 속에서 선수들이 주사를 맞아가면서 페넌트 레이스와 포스트 시즌을 치렀다"고 설명했다.

"그 속에서 사람이 포기하지 않으면 생명력이 다시 살아난다는 것을 선수들이 보여줬다"며 "어려운 역경 속에서 잘 해줬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말은 안 했지만 1,2차전에서 1승1패를 하지 않으면 한국시리즈에서 어렵다고 봤는데 2패 한 뒤에도 여러 가지 상황으로 봐서 잘 해줬다"고 말했다.

비록 많은 부상 선수들 때문에 한국시리즈 3연패에는 실패했으나 김 감독은 "고효준, 전병두, 정상호 등 새로운 스타가 나와 SK 장래가 밝아졌다"며 새 선수 발굴을 올 시즌 주요 성과로 꼽았다.

하지만 많은 선수가 다친 것을 의식한 듯 "나 스스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되돌아봐야 하는 시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부상 선수를 적극적으로 관리해나갈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SK가 재미없는 야구를 한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에게는 서운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감독은 "SK 야구를 밖에서 비난하는 이들이 있지만 그런 팀이 아니라는 것을 얘기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밖에서 볼 때 지저분하게도 볼 수 있지만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치밀하고 세밀하게 야구를 해서 상대가 우리만 보면 싫어하게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자신의 제자로 이번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오른 KIA 타이거즈의 조범현 감독에게도 따뜻한 축하 인사를 건넸다.

"챔피언팀 감독으로 많이 성장하겠구나 생각해 축하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올해 졌으니까 내년에는 제자를 추월할 수 있는 스승이 되겠다"며 정상 복귀에 대한 의욕을 불태웠다.

김 감독은 끝으로 "모든 것이 생각했던 대로 끝나야 하는데 무지 아쉽다"며 "오늘 밤은 고생했던 코칭 스태프 등과 술을 하면서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