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충분히 있고 연습을 충실히 하면 누구나 골프를 잘 할 수 있을까? 한 조사에 따르면 두 조건이 충족됐을때 '스크래치 플레이어'(핸디캡 0)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20%라고 한다. 다섯 명 중 한 명꼴이다. 그만큼 골프가 어려운 운동이고,골퍼 마음대로 되지 않는 스포츠라는 방증이 아닐까. 미국 골프매거진은 4년 전만 해도 100타를 깨기 힘들었던 한 골퍼가 4년 만에 스크래치 플레이어가 된 사례를 소개했다. 주인공은 미국의 척 던바(45)다. 던바는 그 덕분에 고대하던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GL의 헤드프로가 됐다. 던바는 그 비결을 여섯 가지로 요약했다.

매일 클럽을 잡아라=내 모토다. 거의 매일 한 시간 이상씩 연습했다. 골프에서 주기성이야 말로 터치와 감을 향상시키는 요소다.

'50 대 50룰'을 준수하라=연습시간을 쇼트게임에 50%,풀스윙에 50% 할애했다. 쇼트게임 중 절반은 퍼트다. 드라이빙 레인지에 가면 무작정 볼을 치는 것이 아니라,나무 · 숲 · 깃발 등 특정목표를 정한 뒤 그곳을 향해 볼을 날렸다. 7번 아이언과 드라이버,로브웨지를 번갈아 치지만,항상 특정목표를 정조준했다.

라운드를 하라=연습은 중요하다. 그러나 연습이 전부는 아니다. 연습만 열심히 하는 사람들 중에는 볼을 홀에 어떻게 집어넣어야 할지 모르는 골퍼들이 많다. 연습과 라운드를 적절히 섞어서 균형을 맞춰야 스코어 향상이 빠르다.

스코어를 무시하라=나는 프로데뷔 관문인 '36홀 플레이 테스트'에서 여섯 차례나 낙방했다. 스윙은 나무랄데 없었지만 스코어에 집착한 결과였다. 스코어에 연연하면 긴장이 되고,그러면 스윙도 나빠진다. 그때 깨달은 것이 '그냥 골프를 한다고 생각하자'였다. 일곱 번째 도전 때는 장갑을 벗고나서 동반자가 "71타 축하하네!"라고 했을 때 비로소 내 스코어를 알았다. 71타는 합격선보다 10타나 좋은 스코어였다.

플레이 속도를 높여라=나는 예전의 '신중한 골퍼'에서 지금은 '준비된 골퍼'가 됐다. 차례가 오면 언제든지 칠 준비를 하고 있다. 플레이가 느리면 생각이 많아진다. 빨리 플레이하는 것이 스코어도 좋아지는 길이다.
'하이 스코어'를 추방하라=누구나 특정홀에서 '하이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다. 그렇지만 스크래치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스코어 카드에 '8자'나 '9자' 대신 보기나 더블보기를 적어내야 한다. 어떻게? '빅 넘버'의 원인부터 규명해야 한다. 슬라이스로 인한 OB? 칩샷 뒤땅치기? 퍼트 난조? 원인을 알았으면 그 부문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라.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