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야마하배 한경 아마골프 랭킹전' 최종일 챔피언조로 나섰던 안영조(48) 김석수(44) 이택수(46) 김근호씨(41)는 드라이버샷 거리가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자다. 이들은 챔피언티 기준 핸디캡 '3' 이하로 국내 아마추어 골프계의 고수로 이름나 있다. 지난 19~20일 경북 상주 오렌지골프리조트에서 열린 본선 1,2라운드때 동반 플레이어로부터 "징그럽게 많이 나가 (간접적으로) 피해를 봤다"는 볼멘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아마추어 고수들이 말하는 장타 비결은 뭘까. 제조업체(현대실리콘) 오너인 안영조씨는 키 170㎝에 몸무게 76㎏으로 크지 않은 체구다. 그는 어깨나 팔의 힘을 빼는 게 장타를 날릴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이가 든 목수가 한번 만에 못을 박는 비결은 힘이 아니라 손목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하체가 받쳐주는 가운데 다운스윙 때 손목 코킹을 유지하다가 자연스럽게 놓아주면 거리가 나게 된다"고 말했다.

시뮬레이션(스크린) 골프업체 알바트로스 대구 · 경북지역 지사장인 김석수씨는 몸통회전을 장타 비법으로 꼽았다. 182㎝에 90㎏이 넘는 거구인 그는 프리샷 루틴 때 무릎을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드라이버 헤드를 볼에 조준한다. 백스윙을 천천히 한 뒤 한순간 멈췄다가 다운스윙을 하는데 스윙 스피드는 빠른 편이 아니다. 그 대신 허리 회전이 빠른 데다 체중이동의 힘이 드라이버에 전달돼 멀리 나가는 것이다.

그는 "힘으로 치면 볼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전반적인 스윙 템포를 느리게 가져간다"며 "코일을 감았다가 풀듯이 다운스윙 때 몸통을 자연스럽게 풀어주는 게 장타를 치는 요령"이라고 귀띔했다.

전자제품개발 업체를 운영 중인 이택수씨는 드라이버샷 때 볼이 다른 동반자들에 비해 높이 뜨지만 끝까지 멀리 날아가는 게 특징이다. 그는 몸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거리를 내는 비결이라고 밝혔다.

백스윙 다운스윙 코킹 등 부분적인 스윙 자세를 염두에 두지 않고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휘두르는 느낌이 들도록 마음을 편안하게 갖는다는 얘기다. 그는 "전체 스윙을 한묶음으로 생각해 가볍게 휘두른다"며 "몸에 배어 있는 스윙이 티잉 그라운드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연습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행업(대양해외여행)을 하는 김근호씨의 샷은 낮게 깔리면서 마지막에 약간 오른쪽으로 굽어지는 페이드 구질이다. 티샷 때 최대한 몸을 많이 꼬고 코킹을 끝까지 유지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볼을 헤드의 스위트 스폿에 맞히는 것"이라며 "클럽을 끝까지 끌고 내려와서 쭉 뻗어주면 코킹이 자동적으로 풀리면서 볼이 멀리 날아간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