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류현우(28.테일러메이드)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챔프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 등 강호들이 출전한 제25회 신한동해오픈에서 기적같은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류현우는 18일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남코스(파72.7천54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5개홀을 남기고 4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4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하며 10언더파 206타를 적어내 한국 최고의 장타자 김대현(21.하이트)을 1타차로 따돌렸다.

2002년 프로에 데뷔한 류현우는 2007년에 정규 투어에 들어왔고 지난 해에도 시즌 상금 65위로 막차를 타고 올 시즌 정규투어 생활을 이어온 선수였다.

하지만 류현우는 지난 9월 한중투어 KEB인비테이셔널 2차 대회 3위, 지난 주 조니워커 블루라벨오픈에서 공동 5위에 오르는 상승세를 이어가다 우승 상금 1억5천만원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대박을 터뜨렸다.

선두에 7타 뒤진 6위로 출발한 류현우는 12번홀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해 아무도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14번홀부터 17번홀까지 연속 버디를 낚아 순식간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특히 17번홀(파4)에서는 20여m를 남기고 그림같은 버디퍼트를 집어넣어 갤러리들을 열광시켰다.

먼저 경기를 끝내고 18번홀 그린 옆에서 초조하게 챔피언조의 경기를 지켜보던 류현우는 우승이 결정되자 캐디와 함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류현우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한 때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레슨을 하기도 했다"며 "군대에 가서도 정규투어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고 결국 꿈을 이뤘다.

12월에 결혼하는데 더없이 좋은 선물을 받았다"고 말했다.

후반 들어 단독 선두로 나섰던 김대현은 17번홀(파4)에서 뼈아픈 보기를 범해 역전을 허용한 뒤 18번홀(파4)에서도 1.7m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지 못했다.

김대현은 14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리고도 세차례나 퍼트를 하는 바람에 일찌감치 타수를 벌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던 위창수(37.테일러메이드)는 16번홀(파4)에서 3번 페어웨이 우드로 친 티샷을 경기구역 밖으로 날려보내며 2타를 잃은 바람에 3위(8언더파 208타)에 머물렀다.

양용은은 12번홀까지 3타를 줄이며 선두에 1타차까지 추격하기도 했지만 13번홀(파4)에서 티샷 OB로 더블보기를 적어내 추격의 끈을 놓쳐버렸다.

하지만 양용은은 6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워터 해저드를 가로질러 홀 2.5m에 붙이며 이글성 버디를 잡아내는 등 메이저 챔피언의 샷을 국내팬들에게 보여주며 공동 10위(5언더파 211타)에 올랐다.

한편 10번홀에서 출발한 최경주(39.나이키골프)는 전반에 2타를 잃었지만 후반에 버디 5개를 몰아치며 공동 12위(4언더파 212타)로 대회를 마쳤다.

전날 선두였던 한민규(25.삼화저축은행)는 4번홀(파4)에서 OB 두방을 내는 바람에 무려 5타를 잃는 등 8오버파 80타를 치는 고전 끝에 공동 10위(5언더파 211타)로 추락했다.

(용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