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들 열광.."독보적 기량에 감동"
'본드걸' 완벽 연기에 일본 관객들도 환호

'예술의 도시' 파리가 김연아의 화려하면서도 완벽한 연기에 완전히 매료됐다.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16일 오후(현지시간) '본드걸'로 변신해 화려한 연기를 선보인 프랑스 파리의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베르시' 빙상장은 환호성과 박수의 물결로 뒤덮였다.

이 곳에서 치러진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대회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는 007 본드걸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소화해내 관객들의 탄성을 연방 자아냈다.

'본드걸'의 이미지에 걸맞게 검은색 의상을 입고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가 '007 제임스 본드'의 테마곡에 맞춰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폴립 점프를 잇따라 완벽하게 처리하면서부터 이날 여자싱글 쇼트 프로그램은 김연아의 독무대로 변했다.

2분50여초의 매혹적인 연기가 끝나고 76.08점을 기록하며 2위 나카노 유카리(일본, 59.64점)를 무려 16.44점이나 앞서면서 1위에 랭크되자 우리 교민 뿐만 아니라 일본인 관객과 프랑스, 미국인 가릴 것 없이 모두 일어서서 빙판 위의 '본드걸'에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유럽 여행 중 김연아의 출전 소식을 전해듣고 경기장을 찾았다는 이성재(29.회사원)씨는 "김연아 선수의 모습을 처음으로 봤는데 정말 훌륭한 경기를 보여줘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오늘 연기를 보지 못했으면 크게 후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교민 임영리(49.여)씨는 "김연아 선수가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어 너무나 기뻤다"면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 같아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장에는 300여명의 교민들이 찾아 태극기를 흔들며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김연아의 독보적인 금빛 연기를 지켜봤다.

경기장 곳곳에는 "아이 러브 연아"(I Love YN), "플라잉 퀸 연아"(Flying Queen Yuna!), "퀸 연아"(Queen YUNA), "연아, 스케이팅 콘체르토", "영원히 기억될 스케이터 연아" 등이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