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맏형' 이종범(39)이 12년 만에 맞은 한국시리즈에서 또 날았다.

이종범은 1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SK와 한국시리즈 1차전 3-3으로 맞선 8회말 1사 2, 3루에서 천금 같은 결승타를 때리는 등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종범은 상대 마무리 정대현을 맞아 볼카운트 1-2에서 바깥쪽 공을 힘들이지 않고 1루수와 2루수 사이로 툭 밀어쳤다.

이 사이 3루 주자 최희섭은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올렸다.

'바람의 아들'로 불리는 이종범은 6회에도 역전타를 때리는 등 혼자서 펄펄 날았다.

6회 1-2로 뒤진 2사 만루에서 좌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날리는 등 '바람의 전설'로 등극했다.

KIA 코칭스태프도 이날 경기 전부터 이종범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조범현 감독은 "타자들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있어서 걱정"이라면서 "다만 이종범의 타격감이 좋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오늘 하나 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KIA 타선은 이날 상대 선발 카도쿠라 켄의 호투에 밀려 5회까지 이렇다 할 공격기회를 얻지 못했다.

3주 가까이 쉰 탓에 타자들의 타격감이 무뎌지는 등 자칫하면 일방적으로 몰릴 위기였다.

하지만 이종범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치며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켰다.

KIA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종범은 그동안 큰 경기에서 무척 강한 모습을 보였다.

1993년과 1997년 한국시리즈에서 최우수선수에 뽑혔고, 1996년까지 포함해 3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었다.

이종범의 활약은 KIA 선수들이 앞으로 한국시리즈를 치르는데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선수단 대부분이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상황이라 이종범의 '솔선수범'은 자극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