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타자들은 두산 베어스 선발 투수 금민철(23)이 7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어떤 공을 던질지 알고 경기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때 금민철의 볼 끝이 심하게 휘는 직구에 롯데 자이언츠 타자들이 얼마나 무기력하게 땅볼로 물러났는지 똑똑히 지켜봤기 때문이다.

SK 타자들은 이날 경기 전 훈련 때도 금민철의 공을 공략하기 위해 몸쪽에 붙는 공을 치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했다.

하지만 금민철은 철저히 분석하고 나온 SK 타자들에게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투수라는 무거운 책임을 지고 나온 금민철은 이날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SK와 경기에서 5이닝을 산발 6피안타에 볼넷 2개 1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펼쳤다.

국내 최다 연승 신기록을 수립한 데 이어 일본프로야구 연승 기록도 깨트리며 19연승으로 정규 시즌을 마무리하며 거칠 것 없던 SK 타자들이 최고 시속 140㎞에 불과한 금민철의 직구에 허무하게 당했다.

올 시즌 7승2패,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한 투수로 보기에는 믿기지 않는 피칭이었다.

비록 정규 시즌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지만 금민철은 올 시즌 유독 SK에는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25⅔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1.75에 1승을 올렸다.

특히 박재상, 박정권, 박재홍을 1할대로 묶었다.

김성근 SK 감독도 경기 전 "금민철의 공은 왔다 갔다 하는 느낌이 들어 초점을 맞추기 어렵다"며 "제구가 일정하면 오히려 노려칠 수가 있는데..."라며 치기 까다롭다는 평가를 했다.

이 말을 듣기라도 한 듯 금민철은 3-1로 앞선 2회 2사 1,2루에서 박재상을 중견수 뜬 공으로 잡아내고 3회 2사 2,3루에서는 최정을 유격수 뜬 공으로 유도하는 등 수준급 위기관리 능력도 뽐냈다.

4회에는 세 타자를 모두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볼 끝이 휘는 직구의 위력을 과시했다.

금민철은 5회까지 박재상을 3타수 무안타, 정근우를 2타수 무안타로 묶으면서 상위 타선과의 싸움에서도 이겼다.

금민철은 경기 뒤 "초구를 변화구 위주로 잡으려고 했는데 잘 안돼 어려웠다"며 "타자들의 도움으로 이길 수 있었다"고 승리의 공을 팀 동료에게 돌렸다.

금민철의 이날 호투는 준플레이오프 1선발 투수였던 크리스 니코스키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보여준 것이라 더욱 뜻깊다.

김성근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앞서 "금민철이 플레이오프에 2번 정도 등판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금민철이 2007,2008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꺾었던 SK에 설욕하는데 또다시 활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천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