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민철 6이닝 무실점 완벽투..김현수 연이틀 아치

뚝심의 두산 베어스가 매서운 반격을 가해 준플레이오프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두산은 30일 잠실구장에서 계속된 2009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좌완 선발 금민철이 6이닝 무실점의 '깜짝 호투'를 펼치고 3회 집중 5안타로 4점을 뽑는 '웅담 타선'의 응집력을 발휘, 1차전 승리로 기세등등했던 롯데 자이언츠를 6-0으로 완파했다.

1승1패로 안개 판도에 휩싸인 이번 시리즈는 부산으로 무대를 옮겨 2일 오후 1시30분 사직구장에서 펼쳐질 3차전이 플레이오프 진출팀을 가리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두산은 작년 10월27일 SK와 한국시리즈 4차전부터 이어진 포스트시즌 5연패에서 탈출했고 잠실구장 포스트시즌 4연패에서도 벗어났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고민할 게 뭐 있느냐. 방망이가 치면 이기고 못치면 지는 것"이라고 단순 명료하게 말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말이 바로 해법이었다.

1차전에서 롯데 선발 조정훈의 '명품 포크볼'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두산 타선은 롯데 왼손 선발 장원준이 한 번 흔들리자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단칼에 승부를 갈랐다.

반면 "언젠가는 상대 타선이 폭발할 것"이라는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의 우려는 곧바로 현실이 됐다.

1,2회 탐색전을 편 두산은 3회 임재철이 빗맞은 좌전안타로 출루하면서 기회를 포착했다.

희생번트와 이종욱의 안타로 1사 1,3루를 만든 뒤 두산 특유의 허슬플레이가 살아났다.

고영민이 유격수쪽 깊은 타구를 날리고 머리부터 슬라이딩해 1루에 살아나가면서 선취점을 뽑았다.

김동주는 2사후 욕심을 버리고 짧게 밀어치는 우전안타로 2점째를 냈고 최준석이 우선상 2루타를 날려 남은 주자 둘을 싹쓸이했다.

1루 주자 김동주는 홈으로 돌진할때 아웃타이밍으로 보였지만 큰 덩치를 날리며 재치있는 슬라이딩으로 포수의 태그를 피해 4점째를 찍었다.

김현수는 5회 장원준의 몸쪽 한참 높은 직구를 장쾌하게 끌어쳐 오른쪽 스탠드 상단에 꽂히는 125m짜리 솔로홈런을 날려보냈다.

2경기 연속 아치.
김현수는 7회 롯데 불펜의 핵 이정훈을 상대로 우중간 3루타를 뽑아내고 손시헌의 우전안타가 터지자 홈을 밟았다.

김현수, 김동주, 최준석은 5안타 4타점을 합작하며 곰타선 클린업 트리오의 힘을 과시했다.

전날 조정훈이 빛났다면 이날 마운드의 히어로는 단연 금민철이었다.

올 시즌 롯데를 만나 평균자책점 12.15로 극히 부진했던 금민철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역투를 펼쳤다.

6이닝 동안 24타자를 맞아 6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
몸에 맞는 볼 1개만 내줬을뿐 볼넷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볼넷이 많지만 실점이 적다"고 한 김경문 감독의 기대치를 넘어 제구력까지 완벽했다.

직구 최고구속이 140㎞밖에 찍히지 않았지만 110㎞ 안팎의 느린 커브를 섞어던지며 갈매기 타선의 혼을 뺐다.

16번의 범타 중 11개가 내야땅볼일 정도로 기막히게 맞혀 잡는 투구였다.

승기를 잡은 두산은 불펜 에이스 임태훈과 이재우, 새내기 마무리 이용찬을 차례로 올려 롯데의 숨통을 죄었다.

전날 15안타를 퍼부었던 롯데 타선은 단 6안타에 그쳤고 그마저도 모두 단타였다.

4회와 6회 1사후 연속 안타가 터졌지만 후속타가 침묵했다.

두산의 막강 불펜은 7회부터 단 1안타도 허락하지 않았다.

금민철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 최우수선수인 '넥센타이어 맨 오브 매치'에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김영현 장현구 기자 oakchul@yna.co.krcool@yna.co.kr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