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의 공세를 막아내고 16강 진출 희망을 찾아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의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오는 29일(한국시간) 밤 11시 이집트 수에즈 시내의 무바라크 스타디움에서 독일과 200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차전을 벌인다.

카메룬과 1차전에서 뼈아픈 0-2 패배를 당했던 한국은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히는 독일과 힘겨운 경기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19세 이하 선수권대회에서 5전 전승으로 우승했던 독일은 막강 화력을 앞세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미국을 3-0으로 완파했다.

지난 2003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 이후 6년 만에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이 최종 3차전에서 미국을 상대로 16강 진출을 타진할 기회라도 잡으려면 독일과 경기 결과가 중요하다.

한국의 목표는 물론 이기는 것이지만 현실적인 눈높이는 비기거나 지더라도 적은 점수차로 지는 데 두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독일에 밀리는 게 사실이다.

독일은 주전급 선수 일부가 프로 구단의 반대로 불참했지만 새로운 `황금세대'라는 명칭에 걸맞게 막강 전력으로 1981년 호주 대회 우승 이후 28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원톱 스트라이커인 리차드 스쿠타-파수는 화려한 개인기를 뽐내며 한국을 골문을 겨냥하고 있고 강한 압박을 자랑하는 중원과 탄탄한 조직력으로 무장한 수비진도 좀처럼 허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독일에 맞서는 한국은 카메룬과 개막전 때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던 김동섭(도쿠시마)이 경기 중 상대 선수의 무릎에 왼쪽 허리를 맞아 독일과 맞대결 선발 출격이 불투명해지면서 `앙리' 박희성(고려대)을 먼저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좌우 날개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던 이승렬(서울)과 조영철(니가타)이 재신임을 받을 가능성이 큰 가운데 중원에는 `왼발 달인' 김보경(홍익대)과 유일한 고교생 최성근(언남고), 수비형 미드필더 구자철(제주)이 낙점을 기대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그러나 독일의 미드필더진이 강한 만큼 종전 김보경-최성근 듀오에 구자철이 뒤를 받치는 역삼각형 구조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을 세우는 변형된 전술을 구상하고 있다.

4-3-3 포메이션의 포백 수비라인은 윤석영(전남)-김영권(전주대)-홍정호(조선대)-오재석(경희대)이 왼쪽부터 차례로 늘어선다.

골키퍼는 이범영(부산)이 카메룬과 경기 때 판단 착오로 선제골을 내줬지만 변함없이 골문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은 "짧은 기간이지만 선수들이 (카메룬전 패배 충격에서) 회복된 것 같다.

독일-미국 경기를 비디오로 봤는데 독일은 허점을 찾기 어려운 강팀"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홍 감독은 이어 "독일전에서 1-2명 정도 바뀌고 전술적으로 부분적인 변화를 주겠지만 수비라인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공격을 하면서도 수비 포지션을 잘 유지해 상대 역습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은 독일과 역대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간 맞대결에선 1승1무로 두 경기 연속 무패 행진 중이다.

2003년 UAE 월드컵 때 독일을 2-0으로 완파하며 16강 진출의 제물로 삼았다.

2006년 1월 카타르 친선대회 때는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카메룬전 예상 라인업(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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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희 성 │
│ (김 동 섭) │
│ 이 승 렬 조 영 철 │
│ (서 정 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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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보 경 최 성 근 │
│ (서 용 덕) │
│ 구 자 철 │
│ 윤 석 영 오 재 석 │
│ (김 민 우) │
│ 김 영 권 홍 정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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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범 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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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이집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