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구국제육상 관전포인트..게이-파월 집중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잠실종합운동장 트랙에서 펼쳐진 육상 100m 레이스.

벤 존슨이 9초79, 칼 루이스가 9초92를 찍고 결승선에 골인했다.

존슨의 9초79는 당시로는 믿기지 않는 기록이었다.

이후 존슨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들통나 루이스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이후로 21년 동안 국내 육상 트랙에서는 내외국인 선수를 불문하고 100m 9초대를 찍은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25일 오후 6시30분∼9시20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09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는 국내 육상 팬들도 9초대 기록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100m 9초대 확실시 = 2005년부터 열린 이 대회에는 9초대 스프린터가 꽤 많이 출전했지만 한 번도 10초 벽을 돌파한 적이 없다.

2005년 대회 때 직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인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이 왔지만 '출발 때 졸았나봐'라는 말만 남기고 10초26에 그쳤고 2006년에는 레너드 스콧(미국)이 10초21, 2007년에는 월러스 스피어맨(미국)이 10초11을 기록했다.

작년 대회에도 9초대 선수 3명이 나섰지만 네스타 카터(자메이카)가 10초08을 찍는 데 그쳤다.

올해는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참가를 약속했다가 향수병 등을 이유로 돌연 불참을 선언해버려 대회 조직위원회를 헛물을 켠 셈이 됐지만 대신 타이슨 게이(미국)와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을 붙잡았다.

특히 게이는 21일 자정쯤 끝난 중국 상하이 그랑프리대회에서 역사상 두 번째로 빠른 9초69로 골인했다.

작년 베이징올림픽 때 볼트와 같은 속도이다.

파월도 9초85로 괜찮은 기록을 냈다.

마크 번스(트리니다드 토바고), 마이크 로저스(미국) 등도 정상급 스프린터라 이변이 없는 한 9초대 레이스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자 100m와 남자 800m도 빅 카드 = 여자 100m도 관심을 끄는 대결로 급부상했다.

미국의 베테랑 카멜리타 지터가 상하이 대회에서 10초64로 21년 만에 가장 빠른 기록을 냈다.

여자 100m 세계기록은 서울올림픽에서 나온 플로런스 그리피스 조이너의 10초49.
지터가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는 조이너의 이 기록을 깬다면 여자 100m 세계기록이 21년 시차를 두고 한국에서 깨지는 상황을 떠올려볼 수 있다.

여자 200m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를 이뤄낸 앨리슨 펠릭스(미국)가 100m 레이스를 뛴다.

'달구벌 단골손님' 로린 윌리엄스(미국)도 뛴다.

지난 8월24일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800m에서는 5명의 선수가 뒤엉키며 골인했다.

음불래니 물라지니(남아프리카공화국)가 1위, 알프레드 키르와 예고(케냐)가 2위, 유수프 사드 카멜(바레인)이 3위였다.

1,2위 기록 차이는 100분의 6초였고 2,3위는 사진 판독으로 가렸다.

이들 세 명이 나란히 대구에서 리턴매치를 벌인다.

세계선수권대회 1,500m까지 우승한 카멜은 설욕을 벼르고 있다.

◇4년 연속 출전하는 이신바예바 = 여자 장대높이뛰기 지존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는 2006년부터 4회 연속 이 대회에 출전한다.

2006년 4m70, 2007년 4m80, 2008년 4m60을 각각 뛰었다.

이신바예바는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참담한 추락을 맛봤지만 불과 열흘 만에 5m06을 뛰어넘으며 개인 통산 27번째 세계기록을 세웠다.

모니카 피렉(폴란드)이 이신바예바에게 도전장을 던진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