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월드챔피언십, 17일 개막

한국여자골프의 지존 신지애(21.미래에셋)가 엘리트 20명만이 출전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골프 여제' 등극을 준비한다.

14일 아칸소챔피언십에서 시즌 세번째 우승컵을 수확한 신지애는 세계랭킹에서도 3계단이나 뛰어오르며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지난 2년간 성적을 토대로 매겨지는 세계랭킹이기에 신지애가 당장 1위로 뛰어오를 수는 없지만 올 시즌 LPGA 투어 상금왕과 다승왕, 최저타수상, 올해의 선수상까지 휩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17일(이하 한국시간) 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명문 골프장 토리파인스 남코스(파72.6천721야드)에서 개막하는 삼성월드챔피언십은 전년도 LPGA 투어 상금왕, 디펜딩 챔피언, 당해연도 메이저대회 우승자 등 상위랭커 20명만이 초청장을 받는 특급대회다.

총상금 100만달러에 우승상금은 25만달러로 출전 선수들은 컷 탈락없이 나흘 동안 열전을 펼친다.

LPGA 투어 신인으로 올해를 시작할 때 신인왕을 노렸던 신지애는 시즌 3승을 올리면서 목표를 훨씬 넘어섰고 "올해의 선수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고 선언했다.

국내에서는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했던 모습을 지켜봤던 한국팬들은 3개월 간격으로 전해지는 신지애의 우승 소식에 갈증을 느꼈을 법도 했지만 신지애는 천천히 미국 무대에 적응하며 정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3개월간 기복이 심한 경기를 보여줬던 신지애는 7일 캐나다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63타를 치더니 14일 아칸소챔피언십 마지막 3라운드에서는 64타를 쳐 7타차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역전의 명수', `마지막 라운드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각인시키며 주특기인 막판 몰아치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아칸소챔피언십이 끝나자마자 샌디에이고로 이동한 신지애는 다소 지친 상태인데다가 처음 접하는 토리파인스 코스에서 경기한다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다.

이 코스는 작년 US오픈 때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왼쪽 무릎 인대가 끊어진 상태에서 19홀 연장 승부 끝에 우승한 곳으로 더욱 유명해 졌다.

삼성월드챔피언십이 여자대회인 점을 고려해 전장은 1천야드 가량 줄어들었지만 좁은 페어웨이와 깊은 러프가 선수들을 괴롭힐 전망이다.

한국 선수는 신지애를 포함해 US여자오픈 우승자 지은희(23.휠라코리아), 김인경(21.하나금융), 김송희(21), 최나연(22.SK텔레콤) 5명이 출전한다.

한국의 기업 삼성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있는 대회지만 한국 선수는 1999년 박세리 이후 우승컵을 가져 오지 못했다.

올 시즌 8승을 합작하며 맹위를 떨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상금 랭킹 2위 크리스티 커(미국), 작년 대회 우승자 폴라 크리머(미국), 부진 탈출을 노리고 있는 여제 오초아 등을 따돌리고 10년만에 우승컵을 되찾아 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