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23.키움증권)이 `토종의 힘'을 보여주며 내셔널 타이틀대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배상문은 13일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파71.7천185야드)에서 열린 제52회 한국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르며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챔피언조에서 동반플레이를 펼친 김대섭(28.삼화저축은행),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따돌렸다.

작년에 이어 다시 정상에 오르며 상금 3억원을 받은 배상문은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2승을 올려 상금 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고 2년 연속 상금왕을 향해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배상문은 또 시즌 상금 5억605만원을 쌓아 KPGA 투어에서 처음으로 상금 5억원을 돌파한 선수가 됐다.

아마추어 시절인 1998년과 2001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김대섭은 18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마지막까지 승부를 뜨겁게 달궜지만 9언더파 275타로 1타차 준우승에 머물렀다.

차세대 골프황제로 거론되는 매킬로이는 김경태(23.신한은행)와 함께 공동 3위(6언더파 278타)를 차지했다.

짙은 안개로 예정보다 50분 늦게 4라운드가 시작됐지만 2만여명의 갤러리가 몰려 배상문의 우승 모습을 지켜 봤다.

배상문과 김대섭, 매킬로이는 전반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대결을 벌였지만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배상문이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공동 선두 김대섭과 매킬로이에 1타 뒤진 3위로 출발한 배상문은 11번홀(파4)에서 김대섭과 매킬로이가 그린을 놓쳐 1타를 잃는 사이 긴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1타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왔다.

12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홀 1m 옆에 붙여 다시 1타를 줄인 배상문은 까다로운 13번홀(파3)에서 7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3개홀 연속 버디로 3타차 선두로 나선 배상문은 17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 뒤쪽 러프로 보내 위기를 맞았지만 어프로치샷을 홀 1.2m에 붙인 뒤 파로 막아냈다.

김대섭은 14번홀(파4) 버디로 2타차로 따라 붙었지만 16번홀(파3)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빗나갔고 17번홀에서 1.5m 파 퍼트를 놓쳐 역전 기회를 날려 버렸다.

하지만 김대섭은 마지막 홀(파5)에서 세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 넣어 이글을 만들면서 준우승의 아쉬움을 달랬다.

매킬로이는 14번홀에서 티샷이 워터 해저드에 빠진 탓에 보기로 홀아웃, 선두와 4타차로 벌어져 우승컵에서 멀어졌다.

배상문은 "1,2라운드 때 가장 자신있는 드라이버샷이 안돼 속이 탔다"며 "2라운드가 끝난 뒤 해질때 까지 연습을 하니 차츰 안정을 되찾았다"며 "오늘 우승으로 얻은 자신감으로 올해 12월 일본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깔끔한 매너와 샷으로 한국팬들을 사로잡은 이시카와 료(일본)는 2타를 잃고 강경남(26.삼화저축은행), 황인춘(35.토마토저축은행) 등과 함께 공동 15위(이븐파 284타)로 마쳤다.

이시카와와 영건 대결을 펼쳤던 뉴질랜드 교포 이진명(19.캘러웨이)은 공동 29위(3오버파 287타)에 올랐다.

(천안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